조회 수 634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저들은 당연히 우리를 응원해야하는 것 아닌가요?"
2011062001001711600141211.jpg

이수철 상주 상무 감독의 말 속에는 약간의 뼈가 있었다. 1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14라운드 포항과의 원정경기에 앞서 이 감독은 농담반 진담반 섞인 말을 했다. 이 감독이 얘기한 '저들'은 바로 스틸야드 2층 E석을 가득채운 5000여 해병대였다. 나름 이유가 있었다. 상주를 연고로 하고 있는 상무는 '국군체육부대'다. 상무 선수들이 입는 정복에는 '국군대표선수'라는 명찰이 달려있다. 이 감독이 생각하기에, 해병대를 대표하는 선수는 바로 상주 상무였다. 이 감독도 "해병대나 상무나 같은 군인이다"면서 "우리가 왔을 때는 상무를 응원하는게 맞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해병대는 이 감독의 생각처럼 움직여주지 않았다. 해병대와 포항의 인연은 이 감독의 생각보다 훨씬 오래됐고 끈끈했다. 1980년대부터 포항은 해병대를 경기장으로 초대했다. 포항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대 1사단의 사기 진작을 위해 포항은 매 경기마다 해병대 장병들을 초대했다. 매 경기 적게는 500명에서 많게는 4000명까지 스틸야드를 찾았다. 포항의 경기 관람을 낙으로 삼던 해병대에게 포항은 쉽게 배신할 수 없었던 애정의 대상이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500여 해병대원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그래도 나름의 의리는 지켰다. 해병대원들은 경기 시작에 앞서 함께 '팔각모 사나이'를 부르며 상주 상무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국군대표선수들에 대한 의리는 여기까지였다. 이후 해병대는 90분 내내 스틸러스를 연호했다. 전반 13분 김정우가 페널티킥으로 상주 상무의 첫 골을 성공시켰을 때도 해병대 장병들은 침묵을 지켰다. 반면 후반 들어 포항이 4골을 넣으며 역전을 일구어냈을 때 해병대는 그 누구보다 열정적인 응원을 쏟아부었다. 포항에는 자신들의 선배도 있었다. 이날 오른쪽 풀백으로는 해병대 1037기인 김원일이 뛰었다. 김원일은 축구 선수 생활을 하다가 일반병으로 해병대 복무했다.

이런 해병대의 응원 때문이었을까. 포항은 전반 2골을 내주는 등 고전하다 후반에만 4골을 뽑아내며 4대3 역전승을 거두었다. 
<스포츠조선 포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7 포항 보리밭에 미 해병대 헬기 불시착 1 file 배나온슈퍼맨 2012.06.29 8595
306 상륙작전 기동헬기 ‘해병대’ 마크 단다 이대용 2012.06.06 7668
305 미해병대, 한국 해병대에 퇴역 헬기 공여 제안 김종영 2012.03.30 8132
304 현빈 군복입고 화보찍나? 해병대 폭풍카리스마 절로 ‘감탄’ 2 file 김종영 2012.03.30 10313
303 상명대, 해병대 군사학과 유치 기원 결의대회 file 박종명 2012.03.27 8090
302 쌍안경으로 북한 살피는 오바마 대통령 file 배나온슈퍼맨 2012.03.26 8702
301 서경덕 한국홍보전문가·독도지킴이·성신여대 교수와 해병대2사단 한승수 상병 file 배나온슈퍼맨 2012.03.08 9733
300 강용석, 해병대전우회 대리해 ‘고대녀’ 고소 박종명 2012.03.08 7765
299 현빈씨, 천안함사태 어떻게 생각하세요? 1 file 배나온슈퍼맨 2012.03.03 7972
298 영원한 해병 <정채호 저> file 이대용 2012.02.29 8112
297 또 푸대접을 받는 울 해병대 충무대 2012.02.28 7315
296 경북도립교향악단 '해병대 장병 위문 공연' file 박희철 2012.02.26 7487
295 외교부 "美 해병대 순환배치 논의사항 없다" file 배나온슈퍼맨 2012.02.07 7224
294 포항시 해병대 제1사단.뜻모아 함께나갑시다. 배나온슈퍼맨 2012.02.07 15081
293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file 하야이 2012.01.17 7763
292 2012년01월16일 흑룡의용사! 해병1.157기입대를 알립니다. file 박충열 2012.01.17 8006
291 해병대 여군 장교 은행원이 됐을땐… file 배나온슈퍼맨 2012.01.06 9280
290 해병대 정신으로 스몰캡 '올인' file 배나온슈퍼맨 2012.01.05 7362
289 해병대 홈페이지 제작안내 배나온슈퍼맨 2012.01.04 9993
288 2012년 임진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file 배나온슈퍼맨 2011.12.31 7272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27 Next
/ 27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