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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혁(19) 이병./권혁 이병 미니홈페이지
지난 4일 해병대 김모(19) 상병이 생활관(내무반)에서 K-2 소총을 꺼내 들어 사격을 시작했다.

총소리를 들은 권혁(19) 이병은 김 상병을 향해 몸을 날렸다. 발포로 달아오른 총신(銃身)을 왼손으로 움켜쥐었다. 이 상태로 권 이병은 김 상병을 내무반 밖으로 밀쳐냈고, 안에서 문을 잠갔다.

큰 화(禍)를 막은 내무반 막내, 권 이병의 이야기가 알려지자 그의 미니홈피에는 이를 격려하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6일 오전 현재 권 이병의 미니홈피에는 벌써 3200여명이 다녀갔다. 네티즌들은 “당신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살아줘서 고맙다”, “말 그대로 해병대 정신을 보여줬다. 자랑스럽다”는 격려의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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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혁 이병이 지난 1월 17일 미니홈페이지에 남긴 게시글 캡처화면./권혁 이병 미니홈페이지
권 이병은 지난 3월 21일 1138기로 해병대 훈련소에 입대했다. 입대하기 전부터 해병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가 입대 두 달 전인 1월 17일에 올린 글에는 ‘해병대에 지원한 이유’가 적혀 있다. 권 이병은 “장래 희망은 연기자이고 연기를 하려면 극한의 경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병대에서 진정한 체험을 하고 국민에게 진실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대한민국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전력에 보탬이 될 수만 있다면, 해병대에서 군 생활을 하고 싶다”고 썼다.

입대 직전의 덤덤한 심경도 밝혔다. 입대 한 달여 전인 지난 2월 26일에는 “(체격을) 178cm, 70kg 만든다. 군대 가서 게을리하지 않는다. 완벽한 사업구상을 끝내서 전역 후에 동업자 친구 한명과 제대로 사업한다”는 목표를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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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혁 이병이 지난 3월 21일 미니홈페이지에 남긴 다이어리 캡처화면./권혁 이병 미니홈페이지
입대 직전인 지난 3월 21일에도 글을 남겼다. 친구들에게 “너희가 인정해 줄 수 있는 친구가 되고 싶다. 멋지게 훈련 마치고 2012년 제대하고 돌아오는 그날 반갑게 맞아주라”고 했다. 동생에게는 “너의 형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기죽지 마라. 남자는 자신감과 자존심으로도 버텨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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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혁 이병이 지난 3월 21일 미니홈페이지에 남긴 다이어리 캡처화면./권혁 이병 미니홈페이지
부모님께는 “못난 아들 20년, 건강히 키워주셔서 이제 해병대로 입대하려 합니다. 어렸을 적부터 넘치는 사랑을 주신 거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저에게 미안한 마음 가지고 계신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절대 그런 마음 가지실 필요 없습니다. 이제 제대하고 나서 제가 부모님이 주신 사랑에 천만분의 일도 안 되겠지만 효도하겠습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부상을 당한 권 이병은 현재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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