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유경수(가운데) 이병이 해병대 1151기로 수료하던 날 온 가족이 함께 촬영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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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4일에 자랑스러운 해병대의 일원으로 빨간 명찰을 단 둘째 아들의 교육수료 행사 참가를 위해 포항에 다녀왔다. 이날은 북한의 연평도에 대한 무차별 포격사건(2010년 11월 23일) 1주년에 하루가 더 지난 날이어서 그날 사건으로 비롯된 여러 가지 현상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또 해병대훈련소 교육을 마친 둘째의 부임지가 공교롭게도 연평도란다.
둘째 아들 교육수료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육군하사로 현역 근무 중인 첫째 아들과 우리 가족은 새벽 3시에 포항으로 출발했다. 행사참가 후 첫째 아들의 부대복귀까지 임무를 완수하기까지 13시간 이상을 운전했지만, 칠삭둥이로 태어나 허약했던 아들이 해병대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자대배치받은 것 자체가 부모 입장에서는 큰 힘이 됐다.
아들이 어렸을 때 목욕탕에 데리고 가 몸을 씻길 때면 탕 안에서 자기 몸은 씻지 않고 우리 두 아들을 보며 부러운 눈망울을 보내던 이웃집 세탁소 아저씨(그 집은 장손 집안인데 딸 하나였던 걸로 기억됨) 앞에서 아버지 어깨에 힘을 실었다. 그러던 두 아들이 이번엔 다른 경험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안겨 주었다. 아들 자랑하면 팔불출이라 할까 봐 어디에 대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뿌듯함 자체가 군에 간 두 아들 덕이 아닌가 생각된다.
둘째가 근무하게 될 연평도의 지리적 특성 및 역사, 각종 정보를 눈여겨 보게 되는 것. 해병대의 어제와 오늘을 접해보는 것 등과 첫째가 근무하고 있는 부대는 아버지가 80년대 말께 근무하던 부대에서 6·25전쟁 당시 창설된 군대라는 연관성 등의 인연으로 해당 부대와 지역의 특성에 견문을 넓혀가는 즐거움을 세상 어떤 아버지가 필자 이외 또 누리고 있을까?
수험생을 둔 온 가족이 수험생의 사정에 맞춰 수험생의 입장이 되고, 새 아기의 탄생을 앞두고 부부가 입덧을 같이하며 고통 동참을 경험하는 것과 반대로 군에 간 아들이 보내오는 편지에 가족들이 답해주며 서로에게 용기와 사랑을 전달하는 이 시기는 분명히 행복동참의 와중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 바이다.
부자의 인연으로 맺어진 아들 덕분에 부여받은 보람과 특권으로 말미암아 이 아버지는 월곶 바다의 11월 말 해풍에도 끄떡이 없다. 매사에 감사하며 지내는 하루하루가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는 내가 군대 생활 중 부모를 그리며 부르던 “부모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는 군가가 마음속에서 울려온다. 오늘도 대한민국과 세계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임무수행에 여념이 없는 60만 국군 장병 앞날에 무운장구(武運長久)를 기원한다.
<국방일보 2011.12.5/ 유동근 해병대연평부대 유경수 이병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