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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에 복무중인 배우 현빈은 지난해 9월 열린 제3회 서울수복기념 해병대 마라톤대회에 나와 나경원 전 의원 등 여러 정치인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뉴시스

[한겨레신문 토요판] 뉴스분석 왜?

군 당국의 과도한(?) 연예병사 활용은 비단 이준기씨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해병대를 국민적인 이슈로 만든 또다른 인기배우 현빈(30·본명 김태평)씨 사례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지난해 3월 현빈씨가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뒤 그에 관한 뉴스가 끊이지 않았다. 그가 신병훈련을 받은 포항과 자대 배치를 받은 백령도가 들썩거리고, 해병대 지원율까지 덩달아 높아졌다는 기사 등이 쏟아졌다. 훈련 장면을 담은 다큐멘터리도 만들어졌다.

이렇듯 인기 연예인의 막강한 사회적 영향력을 실감한 해병대는 현빈씨를 아예 부대 마케팅의 전면에 내세우는 계획을 세웠다. 일반 사병으로 입대해 백령도라는 최전선에서 소총수로 복무중이던 현빈씨를 해병대 홍보병으로 보직을 바꾸려 했던 것이다. 이 계획은 결국 여론의 뭇매를 맞고 백지화됐다. 그의 보직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김관진 국방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국민께 죄송하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빈 활용’은 계속됐다. 해병대 행사를 띄우는 데 동원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 9월25일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열린 서울수복기념 해병대 마라톤대회에 참석시키더니, 닷새 뒤에는 해병대 군악대 정기연주회 사회자로 등장시켰다. ‘해병대 훈련병 가운데 한명으로 현빈씨도 참여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던 화보 <나는 해병이다>도 결국엔 ‘현빈 홍보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홍보 범위’가 해병대를 넘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해병이다> 화보에는 ‘천안함 견학’에 관한 현빈씨의 생각을 묻는 대목이 나온다. “텔레비전으로 보던 것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했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라는 나름 정답(!)이 되돌아왔다. <한겨례신문 이순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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