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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4_093803000.jpg 포항지역 한 유치원이 미군과 교류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포항시 오천읍 성 바오로 유치원(원장 하인자 로사 수녀)은 마주보고 있는 주한 미 해병대 무적캠프(부대장 코드리 중령)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미 해병대 장병들이 유치원생들의 친절한 영어선생님이 돼 주고 있으며, 유치원은 장병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전수하고 있는 것.

4년 전부터 시작된 교류는 매주 월요일 미 해병대원 2~4명이 유치원을 방문해 230명의 원생들에게 1시간씩 무료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들로 인해 원생들은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렸으며 오히려 쉽게 다가가 영어로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눌 정도가 됐다. 아이들 특유의 명랑함이 벽을 허물게 한 것이다.

원생들은 또 부대 초청으로 매년 부대 안에서 등반대회를 갖고 노래하고 춤추며 게임을 즐기는 등 하루동안 자유롭게 장병들과 어울려 영어를 생활화하고 있다.

이준호(7) 군은 "처음에는 미군 아저씨들이 무섭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친구처럼 지내며 영어도 배우고 있어 매주 월요일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에는 전 세계 미군들에게 방영되는 AFN 방송에 성바오로 유치원생들이 무적캠프를 방문해 장병들에게 삼겹살 먹는 법과 김치 담그는 법, 다도 등을 알려 주는 모습이 뉴스로 소개돼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며 전 세계 미군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공을 세웠다.

이들의 교류는 포항 근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 장병들이 편지를 보낼 정도로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하인자 원장 수녀는 "어른들의 선입견과는 달리 어린이들은 사람을 구별하지 않고 친근감을 느끼고 유대를 강화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서로간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더할 수 있는 기회가 돼 어른들 못지 않은 외교를 하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코드리 무적캠프 부대장도 "주둔지에서 민간인들과 교류를 강화하는 미군부대의 취지와 이중 언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이 성바오로 유치원과 무적캠프와의 좋은 관계를 맺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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