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6 19:01

금융권의 군인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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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권 軍인맥


석일현·정징한·이수창등…해병대 나온 인사들 활약도 돋보여

금융계에서도 군 장교 출신 인사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군'이라는 특유의 끈끈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결집력을 높여가는 모습이다.

재계에 비해 아직까지는 금융계 군 출신 인물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지난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군 장교 출신을 우대, 선발해 은행과 보험ㆍ카드 등 금융계 전반 실무진에 군 장교 출신들이 넓게 포진해 있다. 따라서 향후 몇 년 내에 이들의 파워가 더욱 막강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현재 은행권에만 ROTC와 학사장교 등 군 장교 출신이 약 2,000여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책임감ㆍ충성심ㆍ자긍심 등으로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일반대졸 출신보다 뛰어나고 이직률이 적으며 리더십(지도력)이 돋보여 회사의 중추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ROTC 출신을 포함한 해병대ㆍ공수특전단 출신 간부의 비율이 높은 신한은행은 그동안 이들의 활약 덕분에 높은 영업성과를 올리는 데 큰 도움을 얻었다.

현직 은행권에서는 석일현 하나금융지주 감사위원이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정징한 우리은행 부행장도 ROTC 출신이다.

보험권에서는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이 ROTC로 예편했고 김상항 자산운용부문 사장과 권상열 부사장, 한종윤 부사장이 ROTC 출신이다. 안민수·윤종정 전무는 ROTC 동기다. 인사팀장을 담당하고 있는 연제훈 전무는 학사장교다.

김판현 kdb생명 감사위원은 석일현 하나지주 감사와 육군사관학교 31기 동기다. 안길상 상무와 강태술 상무도 ROTC 동기로 예편했다. 현대해상의 임창식 부사장과 조용일 전무, 이윤선 상무도 중위로 제대했다.

LIG손해보험의 이명주 전무와 최우영 상무, 양태훈 이사도 중위로 예편해 각각 상품업무와 법인 마케팅 등을 맡으며 주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인호 전 신한지주 사장도 금융업계를 대표했던 ROTC 출신이다. ROTC 후배들에게는 존경의 대상이다. 김순환 전 동부화재 부회장과 조재홍 전 동부생명 사장도 ROTC였다.

이밖에 군 장교 출신은 아니지만 해병대 출신 CEO들의 활약도 두드러지고 있다. 금융권 최초로 5연임에 성공한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이 대표적이다. 이제는 금융권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스타 CEO'다.

올해 재보험 전문잡지인 영국의 리인슈어런스가 '2010 재보험 영향력 리스트'에서 박 사장을 21위로 선정한 데 이어 한국경영인협회의 올해 '가장 존경 받는 기업인'에 금융계 인사로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한편 은행 홍보실 실무자급에 군 장교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신한은행은 팀장을 비롯해 언론 홍보를 맡은 대부분의 직원이 군 장교 출신이다. 우리금융도 대대로 ROTC 등 군 장교 출신들이 홍보 부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외환은행은 물론 하나은행도 마찬가지다.

은행 홍보실에 이처럼 군 장교 출신들이 중용되는 가장 큰 이유는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서다. 대외적으로 은행을 홍보하고 알려야 하는 업무의 특성상 회사와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중요하고 장교 생활을 하면서 조직을 통솔해본 군 장교 출신들이 이에 적임자라는 얘기다. 또 장교 생활을 하면서 의전을 많이 경험해본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홍보실은 외부 행사 등을 주관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의전에도 밝아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경제 문승관기자 skmo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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