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851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문광욱.jpg "한솔아, 군대 오지 마. 한반도의 평화는 내가 지킨다."

북한군의 연평도 해안포 공격으로 스무 살의 꽃다운 나이에 졸지에 하늘나라로 간 문광욱(20) 이병. 그가 절친한 친구 (김)한솔의 미니홈피에 남긴 사연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적시고 있다.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고, 아무리 껴입어도 춥고, '잘한다' '예쁘다' 칭찬해줘도 외로운 이등병. 이등병 문광욱은 요즘 군이 좋아졌다지만 그래도 얼마나 고달픈지 알고 있는 군 선배이기에 군대에 오지 말라는 표현으로 친구에 대한 우정을 전달했다. 그러면서도 조국에 대한 사랑도 잊지 않았다.

문 이병은 "부끄럽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자랑스럽고 또 자랑스럽다. 고된 훈련 마치고 내무반 들어와서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선임병들 눈치 보며 온갖 잡무에 시달리지만 조국을 지킨다는 자부심을 생각하면 모든 걸 이겨낼 수 있다"고 친구에게 말했다.

그는 "군 생활이 너무 힘들어 오지 말라고 했지만, 한편으로는 나도 어엿한 대한민국 군인이기에, 그것도 조국의 최전방에서 5000만 국민이 등 뒤에서 나를 믿고 있는 연평도 해병대이기에, 사랑하는 친구에게 한반도의 평화는 내가 지킨다"고 전했다.

문 이병이 친구 한솔이에게 글을 남긴 것은 지난 20일. 북한군의 포탄 공격으로 숨지기 3일 전이다. 그러나 문 이병의 짧은 글은 결국 친구에게 남긴 마지막 인사가 되고 말았다. 문 이병이 친구에게 남긴 글은 한 네티즌이 찾아내 인터넷에 올렸다.

(기자가) 미니홈피에 남아 있는 전화번호를 찾아 한솔 군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는 울고 있었다. 그는 "예, 예, 저 광욱이 친구 맞고요, 그 메시지도 (광욱이가 쓴 것) 맞아요"라며 말끝을 맺지 못했다.

"친구 분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지만…" 하고 힘들게 말문을 열자 한솔 군이 먼저 말을 끊었다. "저기요, 죄송한데 나중에 하시면 안 될까요, 나중에." 더 이상 아무 질문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문 이병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짧지만 너무나 슬픈 사연입니다' '오늘 북한군의 공격을 더 가슴 아프게 만듭니다' '그곳에선 전쟁 없고 평화롭게 사시길' '눈물이 나네요' 등의 글을 올려 문 이병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한편 문 이병의 아버지 문영조씨가 해병대 홈페이지에 올린 응원 메시지도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문씨는 지난 9월 아들이 동기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 아래 댓글로 "광욱아 무더운 여름 날씨에 훈련 무사히 마치느라 고생했다"며 "푸른 제복에 빨간 명찰 멋지게 폼나는구나. 앞으로 해병으로 거듭 태어나길 기대하면서 건강하게 군복무 무사히 마치길 아빠는 기도할게. 장하다 우리 아들 수고했다."라고 글을 올렸다. 하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은 이젠 다시 볼 수 없게 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TAG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47 연평도 포격 소식에 트위터도 '혼란'…자정 모습도 운영자 2010.11.23 8713
446 배야 꼭떠라 휴가좀나가자 서정우병장 오늘부터 휴가예정 운영자 2010.11.23 9683
» 문광욱이병, 한반도평화는 내가 지킨다 file 운영자 2010.11.24 8510
444 유가족의 슬픔 file 운영자 2010.11.24 9823
443 연평도 포격현장사진 file 운영자 2010.11.24 10723
442 해병대출신 홍사덕의원 "이참에 청소해야 한다" file 운영자 2010.11.24 8874
441 동료해병의 경례와 묵념 file 슈퍼맨 2010.11.24 10896
440 빈소방문한 김흥국, 이정 file 슈퍼맨 2010.11.24 11480
439 “전쟁났다” 연평도포격 직후 김일성대학도 술렁 file 해순이 2010.11.26 9817
438 DJ김흥국 “충격과 슬픔 참을수 없어” 스위스행 단념 file 운영자 2010.11.26 9815
437 UDT동지회 '軍, 뭐했나 국방부현판 부수겠다' 운영자 2010.11.27 8875
436 '해병' 이정, 후배들 전사에 조문 이어 영결식 참석 1 file 해병닷컴 2010.11.27 10435
435 연평도 해병대원 내 아들에게 file 해병닷컴 2010.11.28 9299
434 해병대출신 정석원, 최필립,이정도.... 1 file 해병닷컴 2010.11.28 13842
433 김주하 “전사 해병대 2인, 막내 동생 일처럼 아프다” file 해병닷컴 2010.11.28 9939
432 외신들의 연평도포격 보도사진 file 관리자 2010.11.28 13005
431 국방부, 연평도 취재진 강제철수 통보 관리자 2010.11.28 8267
430 해병대출신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 "전사 장병, 친동생 잃은 것 같아" file 해순이 2010.11.28 9690
429 이정, 故서정우 하사와 해병대 훈련.."더 울었다" file 관리자 2010.11.29 11574
428 불안에 떠는 ‘해병대곰신’들 “매일 울면서 보내요” file 운영자 2010.11.30 1206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7 Next
/ 27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