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연평도 포격 사건이 터지기 불과 11일 전인 지난 11월12일에 연평도 해병대로 배치를 받았다는 누리꾼 ‘솔이’는 “지금까지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자친구가 가장 힘든 건 ‘2년의 기다림’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내 경우는 남자친구가 죽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남자친구가 사건이 터지고 28일에 처음으로 전화를 해 ‘괜찮다’고 말했지만, 목소리가 지쳐보여 그만 울음을 터뜨렸다”며 안타까워했다.
23일 연평도 포격 사건이 터진 뒤 군대간 남친을 기다리는 여성들의 온라인 모임인 ‘고무신 카페’(회원수 32만1942명)에 걱정과 염려를 담은 글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 카페의 ‘해병대곰신방’에는 연평도 또는 백령도에 해병대 남자친구를 보낸 여자친구의 걱정글이 23일 포격 뒤에만 90여개가 올라와 있다.
포격 사건이 발생한 23일에는 다급하게 남자친구의 안위를 걱정하는 글들이 눈에 띄었다. 누리꾼 ‘달콩씨’는 “제 남자친구가 해병입니다. 연평부대. 지금 걱정돼서 미치겠습니다. 아무일 없을 거라고 마음 다잡고는 있는데 손이 덜덜 떨리네요”라는 글을 남겼다.
지난 28일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자 이를 염려하는 글들도 올라왔다. 누리꾼 ‘kimkk’는 “새벽인데 쉽게 잠이 안 오네요. 무사히 잘 넘어가겠죠? 불쌍한 해병이 고생할 생각하면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나네요”라고 적었다. 이 글의 댓글에는 “뉴스 확인하면서 제발 아무 것도 안 뜨길 기도하고 있어요.”, “저도 계속 잠도 설치고…. 어제 기상상태 안 좋아서 바다위에 떠서 대기중이라고 연락왔는데, 아무일 없기를….” 등의 기도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누리꾼 ‘솔이’은 “군인은 그게 의무니까 ‘나라 지키다 죽어도 된다’는 인식을 접할 때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겨례신문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