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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 몰고도 발뺌하기만 급급한 캠프 책임자들, 검찰의 부실 수사, 관리감독 책임을 회피하려는 약아 빠진 공무원들 때문에 억울해서 못 살겠습니다."

지난 7월 충남 태안의 사설 해병대 캠프에서 사고로 숨진 고 이병학군의 아버지 이후식(46ㆍ유족 대표)씨는 3일 격앙된 목소리로 정부를 질타했다. 유족들은 이날부터 사건 전면 재수사를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사고는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 철저한 조사를 당부할 정도로 큰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다. 하지만 정부에 대한 믿음은 금세 실망으로 바뀌었다. 이씨는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며 생업을 포기하고 직접 조사에 나섰다. 사고 현장 등을 발로 뛰며 증언을 듣고 각종 자료를 모아 분석한 결과, 유족들은 총체적 부실 수사였다는 결론은 내렸다. 이씨는 "조사 중 만난 해당 캠프 교육대장이 '물에 들어가면 죽는데 누가 들어가겠느냐'고 하더라"며 "교관 중 단 한 명이라도 아이들을 살리려고 바다에 뛰어 들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경찰과 검찰이 현장 조사는 물론 당국의 허술한 관리감독에 대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결국 수사를 맡은 대전지검 서산지청으로 되돌아왔다. 사고 발생 139일째인 지난 2일 검찰은 캠프 교관 3명을 비롯한 책임자들에게 과실치사 혐의로 금고 1~5년, 캠프 운영업체 대표에게는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이씨는 검찰이 전관 변호사를 선임한 업체 대표에게 어이 없게도 수상레저법 위반 혐의를 적용, 면죄부를 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족들에게 책임자 처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명예 회복이다. 지난달 30일 상경한 유족들이 시민들에게 이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답이 "말 안 듣는 아이들이 몰래 딴 짓 하다 사고가 난 것 아니냐"는 것이었단다.

이씨는 "재수사를 통해 책임자들의 죄가 낱낱이 밝혀질 때까지, 그래서 착하고 공부 잘 했던 우리 아이들의 명예가 회복되고 더는 억울하게 희생당하는 아이들이 없어질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우겠다"고 말했다.

 

기사출처 :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1312/h201312050339512195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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