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033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비행기에서 일어난 해병대이야기 

글 : 이민권 아시아나항공 객실장

 

 

이글을 읽으면 휴가나오며 바지 구부려질까 걱정했던 그때 기억들이 생생할겁니다.

 

기사중에서 전재신병 교육을 마치고 첫 휴가를 나온 해병대 용사 3명이 보무도 당당하게 기내에 올라왔다.

이륙을 눈앞에 두고 객실 전체의 최종적인 안전 점검을 위해 한바퀴 돌아보고 있을때, 멀리 이들 해병대 용사 3명이 자리에서 일어선 채 여승무원과 무어라고 입씨름을 하는듯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부리나케 그쪽으로 가본 즉, 다름아니라 해병대 용사들이 좌석에 앉기를 거부하는 것이었습니다.

바지에 주름이 지기 때문에 앉을 수가 없습니다.예,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안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좌석에 앉아 벨트를 매셔야만 합니다.

주름이 구겨지면 해병대의 멋이 구겨지고, 그것은 곧 해병대의 자존심이 구겨지는 것과 같습니다.

저희들은 서서 가겠습니다. 저희들은 서서 가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비행기는 이륙할 때와 착륙할 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그때만이라도 제발 좌석에 앉아 벨트를 매주시기 바랍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저희 몸은 저희가 지킬테니 염려하지 마십시오. 죄송합니다.

벨트를 매는 건 승객인 이상 예외없이 지켜야 할 규정입니다. 앉아 주십시오. 거듭 부탁드립니다.

서서 가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들의 서릿발같은 군기에 일견 존경심마저 들었으나, 승무원 입장에서는 정녕 막막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만 되풀이 하며 양손으로 얖좌석을 꽉 잡고 서서 꼼짝도 않는 이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그런데 그날따라 한명 더 비행기에 타고 있던 남승무원이 바로 해병대 출신이었다.

입사한지 몇개월밖에 안된 이 친구가 소식을 듣고 뒤에서 달려왔다.

그리고는 이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해병대 몇 기(期)십니까?7XX기 입니다.

그래?

 

나 해병대 6XX기다. 모두 자리에 앉아!

그러자 놀라운(?)광경이 펼쳐졌다.

그토록 뻣뻣하던 해병대 용사 3명이 일제히 그러십니까? 하더니, 그중 한 사람의 구령에 맞춰 필 승! 우렁차게 거수경례를 붙인 뒤 군말없이 자리에 앉았던 것이다.이를 지켜보던 승객들은 모두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나도 승객이었다면 틀림없이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그만큼 멋드러진 광경이었다. 실로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말의 진가가 뼈저리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해병대 출신의 후배 승무원은 그 비행중 내내 어깨를 연신 으쓱대며 객실을 왔다갔다 했다. 그 등 뒤로는 나의 부러운 눈길도 쉴새없이 쫓아다녔다.

 

서부캐나다 해병전우회 회보 '도솔산' 1995년 9월호 중에서

TAG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27 교육훈련단 홈페이지에.. 알오케이엠씨 2024.10.21 3468
526 해병대지 구독문의 1 rokmc07 2024.10.04 25814
525 국가안보를 누설,발설 하고다니는 김기환 대위를 신고합니다 3 file 귀신잡는해병이다앙 2024.09.09 48426
524 의장대 지원 및 준비 하후치 2024.08.08 12251
523 안녕하십니까, 예비역 중위 홍민재입니다. 해병대 향수(해병혼)을 소개드립니다. 진짜마린 2024.07.19 12435
522 트럼프 유세장에서 총격......1명 사망 2명 중상 박희철 2024.07.14 14600
521 오토바이도 과속 단속된다 관리자 2024.06.28 15436
520 경북경찰, 여름휴가철 음주운전 특별단속 실시 관리자 2024.06.28 15952
519 해병대 2사단 대령, 만취 상태 음주 운전 주차된 차 들이받고..... 박희철 2024.06.28 15882
518 의사협회 집단휴진 찬반투표 가결…18일 전면 휴진, 총궐기대회 안해병 2024.06.09 17058
517 김구라 아들 래퍼 그리 해병대 입대 예정 1 관리자 2024.06.08 26726
516 해병대 신병훈련 6주? 1 박희철 2024.05.26 33950
515 공수처,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14시간 조사 봉봉476 2024.05.22 17880
514 해병대 '박정훈 대령 항명사건' 재판에 이종섭 전 장관 증인 채택 박희철 2024.05.17 17351
513 카메라 각도 무시하는 블랙핑크 지수 최근 셀카 비주얼 전우여들리는가 2024.05.05 20094
512 뉴진스 다니엘 셀린느 공식 캠페인 화보 전우여들리는가 2024.05.05 19636
511 요즘 미모포텐 터진 츄...은근히 묵직한 흰 배꼽티 + 청바지핏 전우여들리는가 2024.05.05 19273
510 포항시 오천읍 문덕헬로부대거리 제13회 포은문화축제 file 관리자 2023.11.10 46259
509 9.23 용산 집회 - 해병대 한 깃발 아래 해병1179기 2023.09.18 48471
508 해병대 예비역 선,후배님들 힘을 모아주세요! 해병1179기1사단 2023.09.06 4888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7 Next
/ 27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