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035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비행기에서 일어난 해병대이야기 

글 : 이민권 아시아나항공 객실장

 

 

이글을 읽으면 휴가나오며 바지 구부려질까 걱정했던 그때 기억들이 생생할겁니다.

 

기사중에서 전재신병 교육을 마치고 첫 휴가를 나온 해병대 용사 3명이 보무도 당당하게 기내에 올라왔다.

이륙을 눈앞에 두고 객실 전체의 최종적인 안전 점검을 위해 한바퀴 돌아보고 있을때, 멀리 이들 해병대 용사 3명이 자리에서 일어선 채 여승무원과 무어라고 입씨름을 하는듯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부리나케 그쪽으로 가본 즉, 다름아니라 해병대 용사들이 좌석에 앉기를 거부하는 것이었습니다.

바지에 주름이 지기 때문에 앉을 수가 없습니다.예,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안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좌석에 앉아 벨트를 매셔야만 합니다.

주름이 구겨지면 해병대의 멋이 구겨지고, 그것은 곧 해병대의 자존심이 구겨지는 것과 같습니다.

저희들은 서서 가겠습니다. 저희들은 서서 가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비행기는 이륙할 때와 착륙할 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그때만이라도 제발 좌석에 앉아 벨트를 매주시기 바랍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저희 몸은 저희가 지킬테니 염려하지 마십시오. 죄송합니다.

벨트를 매는 건 승객인 이상 예외없이 지켜야 할 규정입니다. 앉아 주십시오. 거듭 부탁드립니다.

서서 가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들의 서릿발같은 군기에 일견 존경심마저 들었으나, 승무원 입장에서는 정녕 막막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만 되풀이 하며 양손으로 얖좌석을 꽉 잡고 서서 꼼짝도 않는 이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그런데 그날따라 한명 더 비행기에 타고 있던 남승무원이 바로 해병대 출신이었다.

입사한지 몇개월밖에 안된 이 친구가 소식을 듣고 뒤에서 달려왔다.

그리고는 이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해병대 몇 기(期)십니까?7XX기 입니다.

그래?

 

나 해병대 6XX기다. 모두 자리에 앉아!

그러자 놀라운(?)광경이 펼쳐졌다.

그토록 뻣뻣하던 해병대 용사 3명이 일제히 그러십니까? 하더니, 그중 한 사람의 구령에 맞춰 필 승! 우렁차게 거수경례를 붙인 뒤 군말없이 자리에 앉았던 것이다.이를 지켜보던 승객들은 모두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나도 승객이었다면 틀림없이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그만큼 멋드러진 광경이었다. 실로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말의 진가가 뼈저리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해병대 출신의 후배 승무원은 그 비행중 내내 어깨를 연신 으쓱대며 객실을 왔다갔다 했다. 그 등 뒤로는 나의 부러운 눈길도 쉴새없이 쫓아다녔다.

 

서부캐나다 해병전우회 회보 '도솔산' 1995년 9월호 중에서

TAG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27 휴가중인 해병대1사단 병사 우크라이나로 무단 출국 2 박희철 2022.03.23 75425
526 훈수 1 file 해순이 2010.11.10 7299
525 황진하 연평도 전사자 폄훼 발언 논란 2 관리자 2010.12.12 12671
524 황선홍의 든든한 '지원군'은 해병대 file 운영자 2011.03.06 12321
523 화성 해병대사령부 기름유출사고 발생 운영자 2011.04.24 10569
522 홈페이지 개편작업중입니다. file 운영자 2013.10.15 11588
521 홀대받는 연평도 영웅들 챙겨 주세요 운영자 2011.05.23 10184
520 현충일에는 우리모두 조기(弔旗)를 답시다 !! file 운영자 2011.06.03 7112
519 현빈의 눈물 file 운영자 2011.03.14 10705
518 현빈씨, 천안함사태 어떻게 생각하세요? 1 file 배나온슈퍼맨 2012.03.03 7972
517 현빈, 해병대서 당당 전역 신고식 "공익 강동원과 비교되네" file 배나온슈퍼맨 2012.11.30 9999
516 현빈, 해병대 군복 합성 사진 file 운영자 2011.02.04 19989
515 현빈, 천안함 실종자 수색도운 해병부대 배치 1 file 운영자 2011.05.17 12604
514 현빈! 해병 만만치 않아 박희철 2011.01.21 12580
513 현빈 해병대 지원, 체력시험서 만점 가까이 받아 3월 입대 확실시 file 해순이 2011.01.13 12532
512 현빈 첫휴가 "훈련 힘들었지만 색다른 경험" file 운영자 2011.04.23 11985
511 현빈 자배배치두고 인천시와 포항시가 경쟁? 1 file 운영자 2011.04.06 17439
510 현빈 씨스타…“해병대 복무중인 현빈오빠와 인증샷” file 운영자 2012.11.16 34501
509 현빈 군복입고 화보찍나? 해병대 폭풍카리스마 절로 ‘감탄’ 2 file 김종영 2012.03.30 10313
508 현빈 “나는 해병이다” 1 file 박희철 2011.07.26 924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7 Next
/ 27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