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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기획 한국군 무기 50] ‘해병대의 상징’ 상륙돌격장갑차


‘해병대’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빨간 명찰과 윗머리만 남겨놓는 특유의 머리 스타일, 육군과 달리 팔각으로 각이 잡혀 있는 ‘팔각모’ 등이 그렇다.

여기에 전군에서 해병대만 운용하고 있는 무기가 있으니 바로 ‘상륙돌격장갑차’다.

상륙돌격장갑차. 줄여서 상장차는 말 그대로 해병대원을 태우고 적이 점령하고 있는 해안가로 돌격하는 장갑차를 말한다.

주로 상륙함에 실려와 목표 해안가에서 떨어진 바다 위에서 발진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며, 바다에 나온 뒤엔 차체 대부분이 물속에 잠긴 채 해변을 향해 달려가게 된다.

그 모습이 흡사 악어와 비슷해 초기형 상륙돌격장갑차는 ‘엘리게이터’(Alligator)로 불리기도 했으며, 우리나라 해병대는 강렬한 상어 입과 눈을 그려놓기도 했다.


◆ 개량형 상륙돌격장갑차 KAAVP-7A1

현재 우리나라 해병대가 쓰고 있는 상륙돌격장갑차는 미국이 개발한 ‘KAAV-7A1’이다.

언뜻 복잡해 보이지만 제일 앞의 ‘K’는 우리나라에서 생산했다는 뜻이며, 마지막의 ‘A1’은 첫 번째 개량형이란 뜻이다. 중간의 ‘AAVP-7’은 이 차량의 제식명으로, ‘Amphibious Assault Vehicle Personnel’(상륙 돌격 인원수송차량)의 약자다.

합치면 ‘국내 생산된 개량형 상륙돌격장갑차’쯤 된다.

우리나라는 삼성테크윈을 통해 1997년부터 면허생산 방식으로 KAAVP-7A1 상륙돌격장갑차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2005년까지 2차에 걸쳐 124대를 도입했다. 이듬해에는 3차 도입사업에 착수해 현재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상륙돌격장갑차를 보유하고 있다.

이전에는 ‘LVTP-7/A1’ 상륙돌격장갑차를 운용했다. 이 차량은 AAVP-7A1 상륙돌격장갑차의 이전 모델로, 미 해병대가 장비명칭을 LVTP-7에서 AAVP-7으로 바꿨을 뿐 형태와 성능은 동일하다.

때문에 LVTP-7과 지금의 KAAVP-7A1은 비슷한 외형을 하고 있으나 성능은 차이가 난다.


먼저 ‘EAAK’라고 불리는 장갑을 추가로 설치해 방어력을 강화했다. EAAK는 기존의 장갑 위에 나사식으로 고정하는 증가장갑으로 필요에 따라 탈착할 수 있으며, 300m 거리에서 발사된 14.5㎜ 기관포탄을 막아낼 수 있다.


또 기존에는 12.7㎜ 기관총만 있었으나 40㎜ 고속유탄기관포를 추가해 화력이 더욱 강해졌다.

그 밖에 엔진을 신뢰성과 연비가 개선된 신형으로 교체했으며, 수상주행 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파도막이가 추가됐다.

◆ 계열 차량

해병대라고 해서 모두가 상륙돌격장갑차를 타는 것은 아니다. 이 차량은 해병대 중에서도 ‘상륙장갑차대대’(이하 상장대대)에서 운용된다.

상장대대는 상륙함에 실려와 적이 점령한 해변에 투입되기 때문에 고정된 지휘소나 지원시설이 있을 수가 없다. 당연히 지휘차량과 지원차량도 다른 상륙돌격장갑차와 함께 적진을 향해 상륙하게 되며 덕분에 이들도 동일한 성능을 갖춰야 한다.

이런 이유로 상륙돌격장갑차는 기본형을 개량한 지휘차량과 지원차량이 별도로 존재한다.


지휘차량은 ‘KAAVC-7A1’이라 불리며, 내부에는 상급부대나 예하병력과 교신할 수 있는 각종 통신시설이 탑재돼 있다. 겉보기엔 포탑이 없어지고 안테나가 증설된 것이 특징이다. 대신 좁아진 내부공간으로 수송인원이 21명에서 10명으로 줄어들었다.

지원차량은 ‘KAAVR-7A1으로, 지휘차량과 마찬가지로 포탑이 없으며 2.7t 용량의 유압 크레인과 13.6t 용량의 윈치 등이 탑재돼 있다. 무겁고 부피가 큰 장비들이 실려 있는 탓에 승무원 외의 병력은 탑승할 수 없으며, 대신 승무원이 3명에서 5명으로 늘어났다.

◆ 상륙돌격장갑차의 발전

해병대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0월 미군으로부터 초기형 상륙돌격장갑차인 ’LVT-3C‘를 지원받아 운용하기 시작했다. ’LVT‘(Landing Vehicle Tracked)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초기의 상륙돌격장갑차는 수륙양용 트랙터에 가까웠다.

실제로 최초의 상륙돌격장갑차인 ’LVT-1‘은 늪지대에서 쓰이던 수륙양용 트랙터를 개조한 것으로, 덮개가 없었으며 수상항해도 별도의 추진기 없이 무한궤도에 달린 갈퀴를 이용했기 때문에 항해속도가 약 7㎞/h에 그쳤다.

우리나라가 처음 보유한 LVT-3C는 이 LVT-1을 개량한 것으로, 내부 병력을 보호할 수 있는 덮개와 장갑이 추가됐으며, 소형 기관총탑이 설치돼 장갑차다운 면모를 갖췄다.

엔진도 대출력으로 교체해 항해속도가 9.6㎞/h로 향상됐으나 우리나라가 이 차량을 넘겨받았을 땐 인천상륙작전과 원산상륙작전 등이 모두 끝난 뒤였기 때문에 본래의 임무인 상륙작전에 투입되지 못하고 주로 전투지원차량으로 사용됐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중반까지 LVT-3C를 운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4년에는 미국의 군사원조로 61대의 LVTP-7을 도입했으며 이후 개량형인 LVTP-7A1을 추가로 도입해 최근까지 운용해왔다. LVTP-7은 해상에선 수중추진기(워터제트)를 이용하고 지상에선 무한궤도를 이용하는 최초의 상륙돌격장갑차로, 세계적으로 10개국 이상에서 쓰이고 있다.

현재 기본형은 모두 퇴역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LVTP-7A1 역시 올해까지 새로 생산된 KAAVP-7A1으로 완전히 대체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퇴역한 LVTP-7A1 상륙돌격장갑차 10대가 인도네시아에 무상으로 양도되기도 했다.


◆ KAAVP-7A1 상륙돌격장갑차 제원

길이 : 8.16m
폭 : 3.31m(EAAK 추가시 3.68m)
높이 : 3.31m(포탑 높이 0.83m 포함)
무게 : 21t
무장 : 12.7㎜ K-6 중기관총, 40㎜ K-4 고속유탄기관포 각 1문
엔진 : 커민스 VT400 400마력 디젤엔진
항속거리 : 최대 480㎞(지상, 시속 40㎞/h)
최대속도 : 지상 - 72.4㎞/h, 해상 - 13.2㎞/h
추진방식 : 지상 - 무한궤도, 해상 - 워터제트
승무원 : 3명
수송능력 : 완전무장 병력 21명 혹은 화물 4.5t

서울신문 M&M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

 

관련글 : 상륙돌격장갑차의 발전과정 http://www.haebyeong.com/?mid=jangbi&page=2&document_srl=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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