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총성·탄피 실전처럼… ‘데블 독’ 들의 리얼 서바이벌 / 서울신문

 

“좋아, 왔어!”(I got it!)

여기저기서 표적을 잡았다는 외침이 아우성치더니 이내 고막을 찢을 듯한 총성이 동시다발적으로 건물 안을 울린다. “탕, 탕, 탕…두두두두두….”

“이번엔 1층을 조준해!”

“2층에 아직 적들이 남아있어요.”

“그래? 그럼 2층을 마저 처리한다. 집중해!”

“2층 조준!” “2층 조준!” “2층 조준!“

“탕,탕,탕…두두두두두…”


  ▶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콴티코 해병대 장교 훈련소에서 8일 훈련생들이 모형 건물들 사이에서 실전과 같은 시가전 훈련SSI_20110411181714_V.jpg을 하고 있다.   


 8일 기자가 찾은 미국 버지니아주 동북부 해안의 콴티코(Quantico) 해병대 장교 훈련소에서는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이 펼쳐지고 있었다. 허허벌판에 아프가니스탄 시가지를 닮은 모형 건물들을 만들어 놓고 반군을 소탕하는 식이다.

건물 벽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대형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상점마다 아랍어로 된 간판이 걸려있다. 마치 아프간의 어떤 거리에 서 있는 것 같은 착각이 잠시라도 들 정도였다. 상점 앞에 고기, 채소, 과일 등이 진열돼 있었는데 가까이 가서 만져 보고 나서야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음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정교했다. 건물 안에는 아프간 주민들이 덮고 잘 법한 이부자리와 세간살이들이 진짜 가정집처럼 꾸며져 있었다. 어차피 실전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해놓을 필요가 있을까. 찰스 맥리드 원사는 “최대한 실전처럼 훈련해야 실전에서 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해병 장교들이라고 하지만 훈련은 해병 병사와 똑같은 내용으로 받는다. 어차피 전장에서는 같은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 훈련은 ‘벌판에서 시가지 접근→건물에 진입해 반군 진압→건물 안에서 건너편 건물의 반군 사격→사격 후 건너편 건물로 진입’ 등의 흐름으로 진행됐다. 해병들은 실전 때와 똑같은 무게의 군장(軍裝)을 주렁주렁 달고 뛰어다녔다. 총에 실탄이 없다는 것만 실전과 달랐다. 총성의 크기도 같고 탄피가 튀어져 나가는 것도 같지만 총알 대신 레이저가 발사된다. 이것이 상대편 몸에 맞으면 전자 감응장치가 “맞았다.”고 알려주고 저격을 당한 상대편은 그 자리에 누워 전사자 역할을 한다. 서로 편을 짜서 전투하는 ‘서바이벌 게임’식 훈련이었다.

훈련 중 해병들이 끊임없이 뭔가를 외치고 소통하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총성보다도 아우성치는 사람 목소리 때문에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전쟁터가 아니라 무슨 격렬한 토론회나 강의실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래도 부족한지 각 지점마다 서있는 교관들은 계속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라.”고 다그쳤다. 시시각각 각자가 인지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최상의 판단을 추구하는 것이 이 아우성의 목적이었다.

“발사!”(Fire!)하는 명령은 잘 들을 수 없었다. 선임 훈련생이 작전을 주도했지만 제각기 조준을 하고 판단이 서면 바로 총을 쐈다. 맥리드 원사는 “큰 틀에서 점령 명령이 떨어지면 미세한 부분은 현장에서 각자가 자율적으로 판단해 대처한다.”고 했다.

1917년에 생긴 콴티코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군 해병 기지로, 이곳에 있는 훈련소는 모든 미 해병 장교들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코스다. 그러니까 이 곳을 졸업한 해병 장교들이 2차 세계대전 때 노르망디에서 싸웠고 한국전쟁 때 인천에서 싸운 것이다.

4년제 대학이나 군사학교에서 6~10주간 예비후보 과정을 거친 20대의 혈기왕성한 소위·중위 등이 이곳에서 6개월 간 시가전, 유격 훈련 등 기본교육을 받고 세계 최강의 해병 장교로 거듭난다. 해마다 2100명의 해병 장교가 이곳에서 배출된다. 이 훈련소를 졸업한 장교들은 병과 별로 짧게는 3개월(포병, 보병 등), 길게는 2년(전투기 조종사)간 전문교육을 받은 뒤 바로 전장 등 일선 부대에 배치된다.

이날 훈련장에서 만난 해병 장교들은 대부분 백인이었고 유색인종은 드물었다. 이들은 가장 힘든 병과를 스스로 택한 데서 오는 해병 특유의 ‘프라이드’로 충만해 있었다. 표정이 밝고 목소리가 우렁찼다. 브라이언 빌러드 중위는 제법 차가운 날씨였음에도 군복 소매를 걷어올려 입고는 “하나도 춥지 않다.”며 해병 정신을 뽐냈다. 와츠 카일리 소위 등에게 한국 해병대의 명성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다들 “들었다.”면서 “언젠가는 함께 훈련해 보고 싶다.”고 한다.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서 싸운 마이클 허만(소령) 교관은 “타이거(맹호부대)가 베트남전에서 떨친 뛰어난 명성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한국 해병은 ‘귀신잡는 해병’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고 소개하자 그는 재미있다며 웃었다. 그리고는 “미 해병은 ‘데블 독’(Devil Dog)이라는 별명이 있다.”고 했다. ‘지옥에서 온 사냥개’란 의미로, 1차 세계대전 때 미 해병에게 호되게 당한 독일군이 지어준 별명이란다.

글 사진 콴티코(버지니아주) 김상연특파원

 

■美해병이 동양무술을? “육박전에선 더 효과적”

콴티코 훈련소의 해병 교육 과정엔 ‘동양식 무술 연마’가 포함돼 있다. 육박전에서 적과 맞닥뜨렸을 때 몸을 써야 하는데, 이럴 땐 동양의 무술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태권도, 유도, 가라데, 타이 무예 등 온갖 무술과 격투기를 ‘짬뽕’한 것이다.

 

1차 대전 때 미군은 육박전에 대비해 복싱과 펜싱 등을 연마했다. 2차 대전 이후에는 여기에 동양식 무술을 조금씩 가미했다. 그러다 2001년에 아예 동양 무술을 주조로 한 현재의 종합무술을 창안했다. 8일 훈련에서 해병들은 총을 가진 적에 맨손으로 대처하는 법, 맨손 대 맨손으로 적을 상대하는 법 등 다양한 시나리오 별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연습을 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서로 대사를 주고받으면서 최대한 실제상황을 연출하는 훈련 방식이 흥미로웠다.

콴티코(버지니아주) 김상연특파원


  1. INCHEON, Republic of Korea

    INCHEON, Republic of Korea INCHEON, Republic of Korea -- Republic of Korea and U.S. Marine Corps Amphibious Assault Vehicles fire explosives while approaching the landing area during a reenactment of t...
    Date2011.05.11 By운영자 Views4414
    Read More
  2. Korean Interoperability Training Program 2010

    ROK MARINE CORPS MOUNTAIN WARFARE TRAINING CENTER, South Korea—Lance Cpl. Joshua Williams, administration clerk, S-1, Combat Logistics Battalion 4, Combat Logistics Regiment 3, 3rd Marine Logistics Gro...
    Date2011.05.11 By운영자 Views3157
    Read More
  3. 러시아 승전의 날, 행진하는 러시아 해병

    【모스크바(러시아)=AP/뉴시스】9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1945년 나치 독일에 승리한 승전 기념일 퍼레이드가 열린 가운데 러시아 해병대원들이 붉은광장에서 행진하고 있다.
    Date2011.05.10 By운영자 Views6982
    Read More
  4. 세계최대 해병기지 美 콴티코 훈련소를 가다

    총성·탄피 실전처럼… ‘데블 독’ 들의 리얼 서바이벌 / 서울신문 “좋아, 왔어!”(I got it!) 여기저기서 표적을 잡았다는 외침이 아우성치더니 이내 고막을 찢을 듯한 총성이 동시다발적으로 건물 안을 울린다. “탕, 탕...
    Date2011.04.12 By운영자 Views6558
    Read More
  5. 미해병대 女 훈련생배일리 안드레아 소위

    “최전선 전투에 매력… 성차별 없어” ‘테스토스테론’으로 가득찬 콴티코 해병 훈련소에서 여자 훈련생들을 발견한 것은 뜻밖이었다. 훈련소 측은 “현재 입소한 훈 련생 중 6% 정도가 여자”라고 했다. 여자 훈련생들이 ...
    Date2011.04.12 By운영자 Views6748
    Read More
  6. 머리에 총맞고 살아난 미 해병대원 화제

    [서울신문 M&M]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미 해병대원이 순찰 도중 머리에 저격을 당하고도 기적처럼 목숨을 건졌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지난달 4일 아프간 남부 헬만드 지방에서 순찰임무를 수행하던 미 해...
    Date2011.04.06 By운영자 Views6674
    Read More
  7. 미해병대, 불량 신형 전투화 전량 ‘리콜’

    미 해병대가 일선의 병사들에게 지급된 신형 전투화를 전량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군사전문지 밀리터리타임즈는 미 해병대가 최근 보고된 신형 전투화의 내구성 문제와 관련, 일선 병사들에게 지급된 8000켤레...
    Date2011.04.04 By운영자 Views8366
    Read More
  8. 영국정부 ″리비아에 해병대 600명 파견″

    영국 정부가 리비아에서 ‘인도주의적 임무’를 담당할 해병대 600명을 파견키로 했다. 영국 일요신문 선데이 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이번 주 초에 해병대가 리비아에 파견된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반군이 장악하고 있...
    Date2011.04.04 By운영자 Views4796
    Read More
  9. 쓰나미피해 일본학교 청소중인 미해병대원들

    Marines clean school in wake of tsunami U.S. service members, members of the Japan Self-Defense Force and students of Ishinomaki High School work together to clean the school during Operation Field Day...
    Date2011.04.02 By운영자 Views5770
    Read More
  10. 미해병대 AAV Landing

    Amphibious assault vehicle landing CAMP PENDLETON, Calif. – An amphibious assault vehicle from 3rd Assault Amphibian Battalion, 1st Marine Division, lands on a beach here Feb. 28 during a bilateral tra...
    Date2011.03.17 By운영자 Views5520
    Read More
  11. 17th annual Swamp Romp (진흙달리기)

    Taking a swim in the mud Military personnel and civilians do the low crawl pit at the 17th annual Swamp Romp aboard Marine Corps Base Hawaii, February 26, 2011. The event was supported by Marines from ...
    Date2011.03.17 By운영자 Views5573
    Read More
  12. 화생방훈련중인 미해병대원들

    Marines train to respond to chemical attack Cpl. Anthony Blumenthal, 11th Marine Expeditionary Unit, drinks from a canteen attached to his XM50 joint-service general-purpose mask in a tear-gas filled c...
    Date2011.03.17 By운영자 Views621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23 Next
/ 23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