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미국 워싱턴 의사당에서는 2차 세계대전 때 미 해병에 입대해 맹활약했던 흑인 전쟁영웅들이 모여 당시를 회상하며 눈시울 을 적셨다. 이들은 흑인만의 훈련 캠프였던 몽포드 포인트 캠프 출신으로, 미 해군에 입대한 최초 흑인 해병들이다.
미국 abc뉴스는 의회가 이날 90세 안팎이 된 할아버지들에게 최고시민 훈장인 의회금메달을 수여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했다고 보도했다. 캠프가 폐쇄된 이후 잊혀진 채 살았던 이들이 60여년이 지나서야 공적을 인정받은 것이다.
사령관으로 은퇴한 루벤 맥네어(86)는 "오늘 같은 날이 올 때까지 오래 살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눈물을 삼켰다.
2차대전 중 1만9,000명에 달했던 흑인병사들은 1941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해병대의 흑백차별을 철폐한 뒤 세워진 흑인 캠프인 몽포드 포인트 캠프에 입대했다.
전쟁에 대한 두려움보다 이들을 더 힘들게 한 것은 만연한 인종차별이었다. 백인 교관들은 흑인 병사들의 다리를 부러뜨리는 것을 빼곤 뭐든지 할 수 있었고, 이들은 "예, 장교님(Yes, sir)"이라고 말하며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백인 교관이 동행하지 않으면 다른 캠프를 방문할 수 없었고 백인 병사들과 밥도 같이 먹을 수 없었다. 얼 에반스는 "캠프에 있을 때보다 한국의 전쟁터가 더 안전하게 느껴졌을 정도"라고 회고했다. <한국일보 고은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