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제출 CSIS `아태지역 미군배치 전략 보고서'
"北위협 확대時 진해 전투함 배치..통일時 주한미군 대폭 감축"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이치동 특파원 = 한국군의 서해 인근 대북(對北) 방어ㆍ대응 능력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해병대를 한반도에 추가 주둔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울러 미군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방어역량 확충을 위해 패트리어트3(PAC-3)와 고고도방어체계(THADD) 등 첨단 요격미사일시스템을 한반도 등에 배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미 상원 등에 따르면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작성한 `아시아태평양 미군배치 전략보고서'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새로운 국방전략지침과 관련, 태평양군사령부(PACOM)를 확충하고 아태지역의 미군 재배치 등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국방부가 2012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따라 CSIS에 의뢰한 이 보고서는 지난 24일 미 상원 군사위에 제출됐다.
보고서는 한반도 전략과 관련, "한국에서는 미 해병대의 한반도 주둔 확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는 천안함ㆍ연평도 사태로 서해상의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한국군 해병의 대응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한국의 고위급 지도층에서도 서해 북방도서 인근에서 한국 해병과의 훈련을 위해 미 해병대를 확충하는 것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동해에 주한미군 해병대인 `무적캠프'가 있지만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가 새로운 훈련지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미군은 2004년 주한미군 제2보병사단에서 여단 병력을 철수한 이후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으나 한국군 여단이나 미 육군 주방위군 및 예비역 등으로 이를 보충할 수 있다"면서 "한국 정부 당국자들도 미 주방위군 여단의 한국내 순환배치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의 도발 위협 등을 감안해 제2보병사단 예하 포병여단의 캠프케이시 북쪽 배치, 전투헬기 부대의 한반도 복귀 등도 검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주한미군 지상군 병력을 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기계화 보병, 포병, 항공 여단의 순환배치 형식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비롯해 한반도의 미군 장비ㆍ무기 보강, PAC-3 및 THADD 배치 등도 검토 대상으로 언급됐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이 커지는 경우에는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연기와 함께 LCS 연함전투함의 경남 진해 배치, 주한미군 해병 배치 증강 등을 통해 한반도 방어 역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다만 한반도가 통일되는 등 긴장이 완화하는 경우에는 비상시 미국 민간인의 대피작전 등을 위한 최소한의 주한미군 병력(1만명 미만)만 유지하고, 군산 공군기지 등도 폐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리언 패네타 장관은 이 보고서와 함께 상원 군사위에 제출한 `의견문(comment)'에서 "대체로 CSIS의 권고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혀 한반도 상황에 따라 이런 제안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편 CSIS는 이 보고서에서 최근 논란이 된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에 대해 한ㆍ미ㆍ일 군사협력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 2개 협정은 3국의 공동훈련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서야 한ㆍ일 양국이 체결에 합의했다"면서 "장기적으로 한국 국민의 대일(對日) 감정은 대중(對中) 감정보다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의 경우 한ㆍ일 과거사에 대한 한국 국민의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