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병대 "여성도 턱걸이 3개 이상 해야 통과"
- 미 해병대가 여성 잡지에 실은 모병 광고 중 하나. 전투복 차림에 위장까지 한 여성해병 모델 사진 위에‘화장 이상의 변신을(Get a makeover that’s more than skin deep)’이란 문구가 적혀 있다./사진=조선일보DB
내년 1월부터 미 해병대에 입대하려는 여성은 남성과 마찬가지로 턱걸이를 최소 3개 이상 해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2일 미 해병대 전투개발사령부 대변인 신 깁슨 중령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깁슨 중령은 “턱걸이가 현재 시행하는 오래 매달리기보다 근력을 측정하는 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성 해병대원의 병과 별 체력검사 기준은 1975년 이래 꾸준히 강화되고 있다”며 이번 새 규정이 미 국방부의 방침에 반발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24일 사상 처음으로 여군에 대한 전투임무 배치 금지 규정을 폐지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1975년 여성 해병을 위해 마련된 체력검사 기준은 ‘철봉에 오래 매달리기’였다. 최소 15초 이상 버티면 시험에 통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만들어진 기준은 남성과 마찬가지로 턱걸이를 최소 3개 이상 해야 한다. 하체에 반동을 줘서 몸을 끌어올리는 방식인 속칭 ‘배치기’는 인정되지 않는다. 철봉을 잡는 방식은 손바닥이 얼굴 쪽을 향하는 것과 정면을 향하는 것 모두 상관없다.
하지만 여성을 위한 혜택을 완전히 폐지한 것은 아니다. 남성의 경우 해병대 체력검사에서 턱걸이를 20개 해야 만점을 받지만, 여성은 8개만 해도 만점을 받는다.
이번 여성에 대한 체력기준 강화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해병대 전투 보직 선발에 예외란 없다”고 못박은 제임스 에이머스 미 해병대 사령관의 발언 때문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에이머스 사령관은 지난달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쟁터에서 수많은 전투를 치러왔다. 현재 전투병과 선발 기준은 그 실전에 맞게 설정된 것이다”라며 “만약 현재 선발기준에 맞는 여성이 소수밖에 없다면, 그 병과는 여성에게 개방하지 않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 육군 대변인 조지 라이트는 “현행 체력검사를 유지할 것”이라며 여성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현재 육군은 체력검사에서 턱걸이는 실시하지 않는다. 남성의 경우 2마일(약 3.21km)을 15분 54초 이내에 완주하고 팔굽혀펴기를 최소 42개 하면 미 육군 체력검사를 통과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는 같은 거리를 18분 54초에 뛰고, 팔굽혀펴기를 최소 19개 이상 하면 통과다. <조선읿 윤동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