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의 IOTV(위)와 미 해병대의 M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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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셉터 방탄복은 실전에서 기존의 방탄복에 비해 상당한 방어력과 편의성을 병사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이 분명했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 문제점을 도출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기존에 상정된 것과는 다른 형태의 전투가 계속되면서 이런 문제는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일단 입고 벗기가 불편하고 시간이 걸리며 보호가 가능한 부위도 제약이 있고, 무엇보다 무게가 어깨에 지나치게 걸리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부담이 컸다.
이 때문에 미 육군은 인터셉터의 외피인 OTV(Outer Tactical Vest)를 대대적으로 개량한 IOTV(Improved Outer Tactical Vest)를 개발, 2007년부터 실전에 배치했다.
IOTV는 인터셉터의 구성요소를 기반으로 했고 보호용 플레이트도 기존의 ESAPI를 사용하지만 상당히 다른 방탄복이다.
일단 착용방법이 다르다.
인터셉터는 1950년대부터의 미군용 방탄복의 기본적인 착용법, 즉 앞섶을 열고 닫으며 입는 ‘옷’으로서의 착용법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지만, IOTV에서는 옆구리와 왼쪽 어깨를 묶거나 푸는 방식으로 착용하므로 급하면 방탄복 자체를 그냥 머리 위에서 뒤집어써 입을 수 있다.
아울러 옆구리 부분을 조일 수 있어 무게가 어깨에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상반신으로 어느 정도 분산돼 보다 쾌적하게 착용할 수 있다. 또한 비상 시에는 아예 해체용 끈을 잡아당기기만 하면 방탄복이 해체되므로 부상자에 대한 신속한 치료나 후송, 혹은 물에 빠졌을 때에 익사를 예방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방탄복 내부는 망사 재질로 만들어져 통기성이 높고 사용자의 불쾌감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했다.
미 해병대 역시 인터셉터를 대체할 신형 방탄복인 MTV(Modular Tactical Vest)를 2006년부터 채택, 실전에 배치했다.
MTV는 실질적으로 인터셉터와 별도(ESAPI는 공용)로 개발된 방탄복으로, 앞뒤 패널과 측면 보호 패널 등의 구성요소가 완전 모듈화돼 분리가 가능하며 양쪽 어깨와 옆구리를 묶는 방식으로 착용한다.
여기에 더해 MTV는 개머리판이 보다 확실히 어깨에 견착되도록 지지대가 마련돼 있고, 또 통신장비용의 배선을 결속하기 위한 통로도 마련돼 있다. 또 해체용 끈을 잡아당기면 신속한 해체가 가능한데, 특히 IOTV보다 더 여러 부분으로 해체가 가능하지만 착용 시 묶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불평도 있다.
하지만 해병대는 상륙 시 자칫하면 익사의 위험이 있으므로 이런 신속 해체 기능은 육군보다 더욱 중요할 것이다.
두 방탄복 모두 상당한 양이 이미 생산돼 배치되고 있으며, 특히 MTV의 경우 미 해병대가 6만 벌, 해군이 2만8000벌이라는 상당한 수량을 생산·배치하고 있다. 하지만 IOTV와 MTV 모두 무게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IOTV는 (미디엄 사이즈) 10.4㎏으로 인터셉터보다 약 2㎏ 가볍지만 여전히 만만치 않은 무게이며 MTV는 13.6㎏으로 오히려 더 무겁다.
물론 무게 배분이 인터셉터보다 더 효과적이어서 착용자가 느끼는 중량 부담은 별 차이가 없다고 하지만 이 정도의 무게가 각종 탄약 등과 결합되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 해병대에서 MTV가 상당한 논란이 돼 취소 여부가 논의된 일도 있다.
<국방일보 홍희범 월간 ‘플래툰’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