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발로 원거리 표적 쉽게 명중시킨다 / 국방일보 2011.08.16
12.7㎜ 저격소총으로 훈련하는 저격팀 모습. |
인류 역사에서 총이 발명될 무렵부터 단 한 발의 총탄으로 사람을 죽이는 저격술은 발전하기 시작했다. 베트남 전쟁에서 수백 명을 사살한 미 해병대 해치콕 상사는 “나는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고 단지 사냥을 했을 뿐”이라는 놀라운 증언을 남겼다.
소리 없이 움직이는 저격수들은 전쟁터에서 가장 무서운 적이며, 매의 눈처럼 정확하고 전갈처럼 냉혹한 죽음의 전사들이다.
오늘날 저격수들이 추구하는 ‘원샷 원킬(One Shot One Kill)’은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승의 원칙이자 공포의 법칙이다.저격수는 전쟁에서 적의 지휘관을 우선적으로 사살하고 요인암살·통신병·운전병·공용화기 사수 등 전투력의 핵심요원들을 골라 제거함으로써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미 국방부는 DARPA를 통해 원거리 표적을 쉽게 명중시킬 수 있는 미사일보다 무섭고 정확한 ‘슈퍼 저격소총 EXACTO(Extreme ACcuracy Tasked Ordance)’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O는 단 한 발의 총탄으로 미사일보다 정확하게 트럭까지 파괴할 수 있는 저격전 최고의 무기가 될 것이다.
원거리에서 표적을 더 정확하게 명중시킬 수 있는 것은 미군에게 새로운 전쟁수행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슈퍼 저격소총은 능동적으로 제어되는 탄(Actively Controlled Bullet)의 사용으로 바람의 영향, 공기밀도와 같은 환경적 영향을 받지 않아 저격수의 위치가 쉽게 노출되지 않고 적의 고정이나 이동표적을 제압할 수 있다.
12.7㎜ 저격소총과 향상된 조준경에는 날개 및 회전 안정탄, 탄 유도기술, 광학 해상도, 선명도 등의 첨단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신형 조준기는 화기에서 자율통제(Fire & Forget) 방식으로 영상을 볼 수 있고 조준기 영상의 표적에서 발사체까지 유도된다. 이 저격소총은 7.62㎜ M107 저격소총의 중량(46파운드)보다 가벼워 저격 후 신속한 이동이 가능하다.
미국 DARPA는 록히드마틴, Teledyne Scientific & Imaging 사와 공동으로 이 저격소총을 개발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소형 에너지 공급장치기술, 위변조 방지기술, 조준도 향상기술 등을 병행 연구해 2015년께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 육군 저격수학교 전 교관인 케이스 벨 대위는 “EXACTO는 현 저격소총의 유효사거리인 1㎞보다 2배 이상인 2 ~ 2.5㎞까지 사격이 가능하고 보다 향상된 정확도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12.7㎜ 반자동 저격소총 LR-2A을 수출용으로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저격총, 백색광 조준경, 적외선 조준경 등 6개로 구성되며 크기가 작고 콤팩트한 구조다. LR-2A의 성능은 이미 세계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고, 특히 작은 반동력·간편성·높은 정확도·뛰어난 인체 공학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국군은 모든 소총에 조준경을 달아 전 장병의 저격수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일본 육상자위대도 저격수 부대를 운용하고 있다. 막강한 전투력을 지닌 미 지상군이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 전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저격전·게릴라전과 같은 재래식 전투에 익숙하지 못한 첨단 디지털군의 허점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전투력이 아무리 강하다 할지라도 병사들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원거리 저격에 의한 동료들의 죽음이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유리한 전세를 유지하기 위해 첨단무기의 디지털전장에서도 여전히 ‘원샷 원킬’의 저격소총은 필수무기이며, 저격능력과 성능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은 꼭 필요하다.
<김용수 국방기술품질원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