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당시 북베트남을 폭격 중인 B-52F 폭격기. | B-52는 ‘세계 최장기 운용 군용기’로 기네스에 기록된 폭격기다. 1955년 실전에 배치된 이래 50년이 넘도록 미 공군의 주력 폭격기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B-52는 끊임없는 개량을 통해 향후에도 장기간에 걸쳐 운용될 전망이다.
이러한 B-52의 탄생은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을 투하해 전쟁을 승리로 이끈 B-29 폭격기는 미국 장거리 전략폭격기의 원조였다. 미국은 B-29의 뒤를 이어 보다 긴 항속거리와 탑재량을 추구한 초대형 전략폭격기 B-36 피스메이커를 개발했다. 하지만 B-36은 왕복엔진 6기와 제트엔진 2기를 함께 사용하는 과도기적 성격의 폭격기였다.
50여 년간 美 공군 주력 폭격기
미 공군은 항공기 엔진으로 제트엔진이 대세가 될 것을 예상하고, 제트엔진을 본격적으로 사용하는 장거리 폭격기 개발 계획을 수립한다. B-36 이후 제트추진 폭격기로는 B-47이 개발됐지만 B-47은 항속거리와 탑재량 측면에서 부족했다. 미 공군이 추구한 차세대 전략 제트폭격기 계획에 맞춰 보잉은 1946년 신형기 개발안을 미 공군에 제시했고, 이후 8년에 걸친 개발 끝에 드디어 YB-52 폭격기가 1952년 4월에 등장했다.
B-52는 1950년대부터 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운용된 만큼 다양한 파생형이 존재한다. A형부터 시작되는 B-52 파생형은 B-52H형이 최종형이다. B-52H는 기존 B-52G형의 엔진을 터보제트 엔진에서 터보팬 엔진으로 교체한 것이 특징이다.
B-52는 폭격기답게 대량의 무장 탑재능력을 보인다. 무장은 최대 7만 lb (3만1750㎏) 이상 탑재가 가능하고, 핵탄두부터 기뢰까지 미 공군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무장 운용이 가능하다. 무장별 탑재량을 정리하면, 500 lb 폭탄은 51발, 1000 lb 폭탄은 30발, 2000 lb 폭탄 20발, 핵탄두 미사일 AGM-129는 12발, AGM-86 순항미사일은 20발, 자유낙하식 핵폭탄은 8발 탑재가 가능하다. 아울러 첨단 무장인 합동직격탄(JDAM)의 경우 12발 탑재가 가능하며, 바람수정확산탄(WCMD)도 16발 탑재가 가능하다.
최소 2030년까지 비행가능 예상
현재 운용 중인 B-52H 96대는 1960년대에 운용되던 B-52H와 외형만 같을 뿐 내부는 전혀 새로운 기종이라고 할 수 있다. 신형 B-52H는 현대전에 적합한 각종 공격, 항법장비와 통신장비, 센서, 데이터링크, 데이터버스, 전자전·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어 향후 등장하게 될 무장까지 운용이 가능한 첨단 폭격기로 개량됐다. 수명연장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어 보잉사는 B-52가 최소 2030년까지 비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공군에 B-52는 초음속 폭격기 B-1, 스텔스 폭격기 B-2가 실전배치됐음에도 불구하고 퇴역시킬 수 없는 중요한 전력이다. 장기간 운용으로 입증된 신뢰성은 B-52의 장점이었고, B-52의 막대한 무장탑재능력과 장거리 항속능력은 신형 폭격기들이 쉽게 대체할 수 없는 가치였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아버지와 아들 2대에 걸쳐 조종한다는 B-52 폭격기는 거듭된 개량을 통해 앞으로 3대에 걸쳐 손자가 조종하게 되는 전설의 노장 폭격기가 될지도 모른다. <조용민 전사연구가> <저작권자 국방일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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