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육군, 1943년 발목 보호 M1943 전투화 선봬 / 국방일보 2012.02.27
반장화형으로 발목 부분은 별도 버클로 고정
2차 대전 후반부터 미군이 사용한 M1943 전투화. |
M1942 점프 부츠. |
미 육군은 제1차 세계대전부터 제2차 세계대전 중반까지 다른 대부분의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단화(短靴)를 사용했다.
목이 높지 않은 전투화를 신고 바지 밑단은 두터운 캔버스 소재로 만든 각반으로 조여 활동의 편의성을 보장하는 것으로, 가격은 저렴했지만 발목 보호가 약하고 준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여러 가지로 불편했다.
이에 따라 원래는 천을 둘둘 감는 형태였던 미군의 각반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금속 고리를 이용해 비교적 쉽게 벗고 착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했지만 그래도 전투화와 각반이 별도로 분리된 형태가 편리하다고는 볼 수 없었으며 발목 보호가 약한 약점 역시 그대로 남았다.
1943년, 드디어 현대적 디자인에 가까운 반장화(半長靴)형, 즉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의 전투화인 M1943 컴뱃 부츠(Combat Boots)가 미 육군에 등장했다. 이 전투화는 별도의 각반이 없고 전체적인 높이가 본격적인 장화보다는 낮지만 일반 구두보다는 현저히 높은 약 8인치(약 20㎝) 정도로 늘어났다.
즉, 기존에 각반으로 보호하던 발목 부분까지 신발 자체의 가죽으로 보호하는 것인데, 다만 디자인 개념은 각반의 형태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전투화 전체를 끈으로 조여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랫 부분만 끈으로 조이고 발목 부분은 별도의 버클로 고정, 마치 가죽제 각반이 신발에 고정된 것 같은 형태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기존의 전투화보다 신고 벗기 편하며 발목 보호가 효과적이라는 이유로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사실 M1943전투화가 미국에서 처음 채택된 ‘현대적’ 형태의 전투화는 아니었다. 이 형태보다 먼저 나온 것이 바로 1941년에 완성된 미 육군 공수부대용의 1942년형 공수 부대용 전투화, 일명 ‘점프 부츠’였다. 애당초 M1943 자체가 점프 부츠를 기초로 기존 전투화를 개량하려는 시도에서 나온 것이었다.
점프 부츠는 공수부대라는 새로운 환경을 위해 만들어진 전투화로, 특히 공수 강하 시 착지의 충격에서 착용자의 발과 발목을 보호한다는 목적이 중시됐다. 이에 따라 기존의 전투화보다 많은 부분이 강화됐고 밑창 부분에도 부분적으로 고무가 사용되는 등 변화가 있었지만, 특히 별도의 각반 없이 전투화 자체가 연장돼 발목을 보호한다는 점이 중요한 변화였으며 착용감도 높게 평가받았다. 무엇보다 이 점프 부츠는 전투화 전체를 끈 만으로 결속, 고정하게 돼 있어 나중에 나온 M1943보다 오히려 더 선진적인 디자인이었다.
점프 부츠는 실용성도 실용성이지만 공수부대라는 당시 최정예 엘리트 부대가 사용한다는 점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고 타 부대원들도 어떻게든 사용하려 애를 썼다. 이 때문에 공수부대 관계자들은 타 부대의 사용을 막기 위해 애를 썼지만 완전히 막는 데는 실패했는데, 1944년에는 엉뚱하게도 공수부대가 점프 부츠를 빼앗길 위기에 직면했다. M1943전투화의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군 수뇌부가 공수부대까지 M1943으로 통일하려 했기 때문이다.
공수부대원들은 표면적으로는 M1943을 받아들였지만, 실제로는 지급된 M1943과는 별개로 병사들이 개별 구매한 점프 부츠를 실전에서 사용하는 식으로 변화에 끈질기게 저항했다. 이들에게 이 전투화는 ‘신분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이 점프 부츠를 포기한 것은 1948년에 이르러서다.
<홍희범 월간 ‘플래툰’ 편집장>
<기사출처 국방일보 http://kookbang.dema.mil.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