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 밀리터리 스토리-군과 포상(褒賞)제도
전시·전투 참여 유공자→무공훈장 국가안전보장 기여 군인→보국훈장 / 국방일보 2012.07.13
“귀하는 평소 투철한 책임감으로 맡은 바 업무에 정려하여 … 이에 표창함.”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상(賞)을 받아 봤을 것이다. 이 상이라는 게 묘해서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아무리 대범한 척, 관심 없는 척 하더라도 조금은 기쁘기 마련이다. 업무에 대한 내 노력을, 정성을 공개적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군인에게 있어서도 상은 특별하다. 아니 사기와 명예로 살아간다는 의미에서 포상은 더욱 각별한 존재 가치를 지닌다.
지난해 육군3사단이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 부
개인 포상으로 ‘훈장·포장·표창’… 5년 내 훈장·포장 다시 받을 수 없어 단체표창엔 ‘대통령 표창’이 최고 수준… 동일 분야 공적 2년 내 못 받아
무공훈장 태극(1등급) 정장.
대에 선정되며 표창장과 함께 받은 수치. 수치는 끈으로 된
깃발로 대통령 표창 문구가 새겨져 있다. 부대제공
포상은 크게 개인과 단체로 나뉜다. 개인에게 수여할 수 있는 포상 종류는 훈장과 포장, 표창이 있다. 훈장의 경우 군인 및 군무원은 무공·보국훈장이 대상이다. 무공훈장은 전시(비상사태)나 전투 참여 유공자에게 수여되며, 태극(1등급)과 을지(2등급)·충무(3등급)·화랑(4등급)·인헌(5등급)으로 분류된다. 보국훈장은 국가안전보장에 기여한 군인이 대상이다. 1등급인 통일장은 대장이, 2등급인 국선장은 중장이, 3등급 천수장은 소장·준장이, 4등급 삼일장은 영관급, 5등급 광복장은 위관급 이하에게 주어진다. 군무원은 1급이 천수장을, 2∼4급은 삼일장을, 5급 이하는 광복장을 받을 수 있는 요건에 해당된다. 외국의 장성 또는 군 관계자들도 받을 수 있다. 보국훈장은 계급별로 차이가 있기에 이때 수상자가 어떤 훈장을 받았는지 알면 거꾸로 당사자가 어떤 계급인지를 아는 힌트가 되기도 한다.
훈장의 다음 가는 훈격은 포장이다. 단일 등급으로서 12개 분야별로 구분되며 군과 관련된 분야는 무공과 보국, 그리고 예비군 포장의 3종류다.
표창은 포장 다음의 훈격이다.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장관 표창을 비롯해 각급 기관장 표창이 있다. 합참과 육·해·공군, 각 기관 및 부대는 규정에 따라 표창을 수여하는 데 육군의 경우 중대장까지 표창을 줄 수 있다.
포상에는 금지 기간이라는 특징이 뒤따른다. 일정 기간 다시 포상을 받을 수 없게 규정해 놓은 것. 훈장·포장은 5년이다. 이에 따라 훈·포장 수상자는 5년 이내 다시 훈장 또는 포장을 받을 수 없으며, 2년 이내에 다시 대통령 표창이나 국무총리 표창을 받을 수 없다. 또 대통령·국무총리 표창 수상자는 2년 이내에 다시 훈장·포장·대통령·국무총리 표창을 받을 수 없다.
단체표창에는 훈장과 포장이 없다. 대통령 표창이 최고 수준의 포상인 것. 대개 각종 기념일, 주요 대회 등 분야별·계기별 포상에 포함해 실시된다. 부대 및 기관에 있어 최고의 영예인 대통령 표창. 그러면 대통령 표창을 가장 많이 받은 부대는? 아쉽지만 물음표라고 답변할 수밖에 없다. 현재 국방부를 통해 정기적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을 수 있는 ‘예비군의 날’과 ‘국군의 날’ 뿐. 비정기적으로 대민지원, 국제행사 지원 등을 통해서도 받을 수 있다. 더욱이 2010년 11월 경찰청 주관으로 열린 ‘과학수사의 날’에서 국방부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가 대통령 표창을 받은 것처럼 주관부서가 행정안전부·환경부 등 다른 정부 부처라면 수상 기록을 집계하는 데 제한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격을 따지기도 했다. 규정에는 없지만 관례상 표창자와 대상자의 위치를 비교하며 표창 여부를 결정한 것이다. 예를 들어 군단급 부대에는 장관 표창 이하는 주지 않았다. 당연히 이런 관례는 지금은 없다. 단체표창도 개인표창처럼 재포상 금지기간이 있다. 2년 이내라는 제한 기간이 있는 것. 하지만 한 부대가 한 해에 여러 번 받을 수 있다는 길이 뚫려 있다. 재포상 금지기간은 동일 분야 공적에 한정된다는 단서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하긴 하지만.
이와 관련된 여담 하나. 지금은 전역한 예비역 육군대장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다. 그는 후방지역에 사단장으로 근무하면서 2년 동안 세 번의 대통령 (부대)표창을 받았다고 한다. 첫 번째는 부임하고 나서 얼마 뒤, 전임 사단장의 부대 지휘에 힘입은 바 크다고 했다. 두 번째는 태풍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대민지원 유공으로, 세 번째는 때마침 주변 부대에서 사고가 나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고 한다.
받으면 받을수록 기분 좋아지는 포상. 올 한 해도 장병들 모두 맡은 바 업무에 매진하기를. 상은 노력하는 자를 따라오는 법이다. ,이주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