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부사관, 전투형 강군 중심에 서다 (18)죽음으로 완수한 임무, 하늘에 핀 꽃 이원등 상사 / 국방일보 2012.07.18

 

강하 교육생 주 낙하산 개방시켜 주고 얼음 위로 추락
44020.jpg
고 이원등 상사

44002.jpg
한강 노들섬 중앙에 서 있는 고 이원등 상사 동상.

당신의 처 김이 당신께 드리옵니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이 시는 김소월의 ‘초혼’으로 남편의 묘지에 바쳐진 부인의 애절한 심정과 남편에 대한 한없는 사랑을 담은 헌시다. 이 애절함과 사랑의 주인공이 ‘고 이원등 상사’다. ‘고 이원등 상사’는 1966년 2월 4일 고공침투 훈련 중 동료 전우를 구하고 본인은 하늘에 핀 한 송이 백장미가 됐다. 이원등 상사는 호국영령이 됐지만 그의 동상은 한강 최초의 인도교가 놓인 노들섬 중앙에 당당한 모습으로 하늘을 향해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서 있다. 1공수여단 소속인 이원등 상사는 공수 기본 6기 과정과 미 포트리군사학교 낙하산 정비과정을 수료하고 한국 최초의 스카이다이버로서 152회의 강하 기록을 보유한 특전인이었다.

1966년 2월 4일 한강변의 아침 바람은 매몰찼다. 영하 10도의 혹한에 풍속은 10노트였다. 강하조장인 이원등 중사는 교육생 6명의 복장 및 장비를 일일이 점검했다. 안전에 대한 모든 책임이 강하조장인 이원등 중사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교육생 6명은 고공 기본과정 1기 교육생으로 한국 최초의 고공강하 교육생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이윽고 강하요원을 태운 C-46 수송기가 요란한 굉음과 함께 K-16비행장을 이륙해 3분 후 강하지역인 제1한강교 상공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기체문에 매달려 지상에 설치된 표지를 주시하고 있던 이 중사는 힘차게 “뛰어”라는 구령을 내렸다. 고공강하 교육생들은 차례로 4500피트(약 1370m) 상공에서 허공으로 힘차게 몸을 날렸다. 그리고 이어서 마지막으로 이 중사가 뛰어 내렸다.

강하하던 교육생을 살펴보던 중 이 중사의 시야에 교육생 마지막 강하자인 김병만 중사가 주 낙하산을 개방하지 못하고 자세마저 흐트러진 상태로 한강 얼음판을 향해 속수무책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들어 왔다. 이 중사는 고도로 숙달된 스카이다이버만이 할 수 있는 사선 이동으로 추락하는 김 중사에게 가까스로 접근해 김 중사의 낙하산 개방 손잡이를 힘껏 잡아 당겼다. 순간 김 중사의 낙하산이 바람을 받고 튕기듯이 활짝 펴졌다. 그러나 동료를 구하고 이탈하려는 순간 김 중사의 주 낙하산이 산개되면서 그 낙하산 줄에 이 중사의 팔이 걸려 부상을 입고 말았다. 미처 자세를 못 잡은 이 중사는 급속히 낙하하면서 낙하산을 펼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채 한강 얼음판 위로 추락했다. 피범벅이 된 이 중사의 낙하산은 반쯤 개방된 채 한강 얼음판 위에서 주인을 잃고 싸늘히 바람에 펄럭였다. 1966년 2월 4일 오전 10시였다.

 뜨거운 전우애와 숭고한 희생정신을 몸소 실천해 죽어 가는 전우를 살리고 ‘검은 베레’ 용사답게 자신은 한 떨기의 백장미가 돼 하늘의 꽃으로 영원히 핀 것이다. 그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정부에서는 1계급 특진과 보국훈장 삼일장을 추서했다.

 또 육군은 1966년 6월 9일 한강 노들섬에 ‘고 이원등 상사’의 동상을 건립했으며 1971년 문교부는 초등학교 바른생활 교과서에 이 상사의 고귀한 희생을 실어 후대로 하여금 교훈으로 삼게 했다. 전쟁기념관은 2011년 2월의 ‘호국 인물’로 이원등 상사를 선정해 그의 군인정신을 기렸다.

“비취옥보다도 더 푸른 아름다운 조국의 하늘, 이 하늘을 지키는 젊은 육군 용사 이원등, 바람찬 창공을 끊어, 죽음의 부하를 구하다. 오오 대한민국의 군인, 이원등의 정신이여! 높은 의기여! 당신의 갸륵한 군인 정신을 우리 모두 씩씩하게 받들어 이곳에 찬란한 구리상을 세운다. (1966년 6월 9일, 조각 최기원, 글 박종화)” 그의 동상 뒤에 각인돼 있는 추모글이다.

수많은 부사관들이 이 조국산하를 지키고자 피와 땀을 흘렸으며 고귀한 생명을 기꺼이 바쳐 왔다. 그중 많은 이들이 그 어디에도 드러나지 않는 무명용사로 이 조국산하에 누워 있다. 노방에 구르는 돌 하나! 산야에 피어 있는 이름 모를 꽃 한 송이! 그들의 피와 땀의 결정체이며 희생의 결과물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5조에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라고 적시돼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 수많은 희생으로 지켜낸 국가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고, 북한의 이른바 ‘주체사회주의’ 노선을 전폭적으로 신봉·추종하는 일부 세력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분명히 그리고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종북문제다. 이 조국을 누가 어떻게 지켜냈는가? 종북세력이 신명을 바쳐 지켜내야 할 조국은 어디인가? 그들에게 묻고 싶다.

 

44021.jpg
장현민 대령
육군부사관학교 행정부장
TAG •

  1. 미군참전비와 미육군 제187 공수전투단 참전비

    미군참전비와 미육군 제187 공수전투단(US Army 187 Airborne Regimental Combat Team) 참전비
    Date2012.07.19 By배나온슈퍼맨 Views4090
    Read More
  2. 내가 죽어서 네가 산다면 무엇이 두려우랴

    부사관, 전투형 강군 중심에 서다 (18)죽음으로 완수한 임무, 하늘에 핀 꽃 이원등 상사 / 국방일보 2012.07.18 강하 교육생 주 낙하산 개방시켜 주고 얼음 위로 추락 고 이원등 상사 한강 노들섬 중앙에 서 있는 고 ...
    Date2012.07.17 By배나온슈퍼맨 Views4511
    Read More
  3. 美해군이 '떠다니는 기지'용 함정을 건조하는 이유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 해군이 분쟁지역에 배치해 작전,보급,의료기지로 사용하는 해상전진대기지(AFSB)용 함정을 건조하고 있다. 1966년 기골을 설치해 55살이 된 수송선을 이동식 전투 플랫폼으로 개조한 폰스...
    Date2012.07.14 By배나온슈퍼맨 Views3761
    Read More
  4. 밀리터리 스토리-군과 포상(褒賞)제도

    국방일보 - 밀리터리 스토리-군과 포상(褒賞)제도 전시·전투 참여 유공자→무공훈장 국가안전보장 기여 군인→보국훈장 / 국방일보 2012.07.13 “귀하는 평소 투철한 책임감으로 맡은 바 업무에 정려하여 … 이에 표창함....
    Date2012.07.13 By배나온슈퍼맨 Views3599
    Read More
  5. 美 합참 ‘합동 작전적 접근 개념’ <상>

    전투 영역 간 시너지 효과 극대화 창출 / 국방일보 2012.7.12 미국은 세계 군사작전에서 새로운 위협인 ‘반접근’ ‘지역 거부’를 극복하고자 새로운 작전 개념을 구체화하는 데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
    Date2012.07.11 By배나온슈퍼맨 Views5295
    Read More
  6. No Image

    中, 남중국해 긴장 속 해병대 실탄훈련 공개

    베트남, 필리핀 겨냥 경고 메시지 해석 (베이징=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남중국해 도서 영유권 갈등으로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해군육전대(해병대) 실탄 훈련 사진을 공...
    Date2012.07.07 By배나온슈퍼맨 Views4503
    Read More
  7. 일본 육상자위대 특수부대 42년만에 도쿄시내훈련

    일본 육상자위대 특수부대가 6월 12일 42년만에 도쿄시내에서 훈련을 벌여 일본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육상자위대 한부재는 이날 오전 8시부터 도쿄 이타바시구와 네리마구에서 시가지훈련을 벌였다. 15명이 총을 ...
    Date2012.07.03 By배나온슈퍼맨 Views10673
    Read More
  8. 화염방사기 - 인천상륙작전 사용

    화염방사기 - 인천상륙작전 사용
    Date2012.06.30 By배나온슈퍼맨 Views7334
    Read More
  9. 구경 30 M-1 소총 및 보통탄

    구경 30 M-1 소총 및 보통탄
    Date2012.06.30 By배나온슈퍼맨 Views5687
    Read More
  10. 세계 각국의 예비군 제도

    미국 112만 병력 연방예비군-주방위군 구분 독일 예비역 복무기간 장교는 대령까지 진급 / 국방일보 2012.04.06 독일 예비군들이 동원훈련에 입소해 실전적 훈련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비롯해 스...
    Date2012.04.07 By배나온슈퍼맨 Views5064
    Read More
  11. 타조 로봇

    시속 43.4km…야지를 육상 트랙처럼 달린다 / 국방일보 2012.02.20 가파른 험지 등 동물 로봇 활용 적 정찰·추적 가능 2025년 중앙아시아의 한 험준한 산맥에서 게릴라 척결 임무를 부여받은 알파 대원들은 다섯 마리...
    Date2012.03.07 By배나온슈퍼맨 Views6902
    Read More
  12. 3차원 실시간 벽투시 레이더

    벽 너머 20m까지 탐지 가능한 레이더 상용화 / 국방일보 2012.02.27 엄폐된 상황 정확하게 조기 진단해 적 무력화 3D 실시간 벽 투시 레이더 운용모습. 출처:http://www.camero-tech.com/products.php 새벽 1시 반, ...
    Date2012.03.07 By배나온슈퍼맨 Views490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 Next
/ 1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