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보물 8점 포함 총 886점 문화재 보유 / 국방일보 2012.07.20
서울시 지정문화재인 삼군부 청헌당(위 육사 소재)과 등록문화재인 공사의부활 호 모습. 육·공군 제공
등록문화재인 해사의 백두산함 돛대. 해군 제공
군은 2011년 말 기준으로 총 886점의 문화재를 보유 및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86점. 혹 뜻밖의 수치에 놀라지 않았는가? 대략 100∼200점 정도를 생각하지 않았을까.
이 수치는 문화재청이 군 부대 주둔지 등 군사시설 보호구역 내 문화재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2006년부터 6년간 1118개의 각급 부대(독립중대급 이상)를 조사해 온 결과에 따른 것이다. 종류도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 가장 많은 것은 고분(古墳) 등 묘 종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외에도 별장·격납고·사찰 등 건축물을 비롯해 노거수·인공동굴·석종·봉수대 터 등 다양한 문화재들이 있다. 이 수치는 매년 늘어날 전망이다. 오는 2018년까지 조사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슬며시 호기심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군이 보유한 주요 문화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선조들이 남긴 유산을 갖고 어느 것이 더 귀중하냐를 가리기는 사실 남사스럽다. 하지만 헤아려 보는 것에도 그만의 흥미는 있는 법이다. 군 관련 문화재는 현재 국보는 없지만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무려 8점이나 있다. 육군사관학교에 소재한 육군박물관의 경우 6점을 지니고 있다. 부산진 순절도(보물391호)와 동래부 순절도(보물392호) 등 그림 2점과 세총통(보물854호), 대완구(보물857호), 불랑기자포(3점·보물861호) 등 화기류 3점, 그리고 조선시대 무관 임명장인 조흡왕지(보물1226호)가 그것이다.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는 화기 종류인 중완구(보물859호), 안중근 의사의 유묵(보물569-26호)이 있다. 이 가운데 6점은 국가 소유며, 대완구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중완구는 유일하게 해사 소유로 돼 있다.
지정문화재는 어떨까? 4점이 있다. 시·도에서 각각 지정한 것으로 계룡대 영내에 계룡산신도내주초석석재(충남66호)가 있다. 이성계가 궁궐 건축을 위해 세운 주초석이다. 서울에도 2점이 있다. 모두 육사에 있다. 숙종의 여섯째 아들 연령군을 추모하는 연령군 신도비(서울시43호)와 조선말 삼군부 청사 건물이었던 삼군부 청헌당(서울시16호)이다. 마지막 한 점은 경남 창원시 진해기지사령부 내 이승만 대통령 별장과 정자(경남265호)다.
등록문화재로 넘어가면 두 자리 숫자가 된다. 모두 19점. 육군이 4점, 해군이 7점, 공군이 5점, 그리고 전쟁기념관에 3점이다. 육군의 4점은 1945년 건립된 강원 화천의 인민군 막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서울 육사에 있다. 박정희 대통령의 의전용 세단과 국내 유일의 한국 광복군 군복, 그리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대한민국 육군기다.
해군의 7점은 창원시와 제주로 나눠져 있다. 일제시대 때 건물인 것이 특징. 현재 진해기지사령부 본관인 구 진해요항부사령부를 비롯해 같은 영내에 있는 구 진해방비대사령부, 구진해방비대 별관, 구 진해요항부병원이 여기에 속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전투함으로 해군의 상징적 유물이기도 한 백두산함 돛대는 해사에 있다. 제주에는 제주 구육군제1훈련소 지휘소와 제주 구해병 훈련시설이 위치하고 있다.
공군도 제주와 인연이 있다. 남제주 강병대교회와 남제주 비행기 격납고, 알뜨르비행장 지하벙커 등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됐기 때문. 나머지 2점은 충북 청원의 공군사관학교에 있다. 대한민국 최초 제작 항공기인 국산1호 항공기 ‘부활’과 공군이 보유한 최초 항공기 L-4 연락기가 그 주인공이다.
이 밖에 이승만 대통령의 의전용 세단과 박정희 대통령의 업무용 세단, 그리고 6·25전쟁 중 클라크 유엔군사령관이 휴전협정 조인 시 사용했던 책상이 등록문화재로 전쟁기념관에 있다.
■ 문화재의 종류
문화재는 지정문화재와 등록문화재, 문화재 자료, 비지정문화재로 크게 나뉜다.
지정문화재는 흔히 문화재라고 지칭해 왔던 국보·보물·무형문화재·민속자료 등이다.
주체에 따라 국가 지정문화재와 시·도 지정문화재로 구분한다. 등록문화재는 근래에 새롭게 도입된 것으로 근대문화유산이 주를 이룬다. 지정문화재가 아닌 문화재 중에서 보존과 활용을 위한 조치가 필요한 문화재들이다. 개화기 이후 근대화 과정에서 나타난 건축물·기념물·산업시설 등으로 그대로 방치하면 손상돼 없어질 가능성이 있어 문화재로 지정해 보존하고 있는 문화자산이다.
근자에는 골목길·등대·교량·터널·공장·소금창고·담장·탄광시설 등 재미있고 다양한 근대문화유산이 등록됐다.
문화재 자료는 향토문화 보존상 필요하다고 인정해 시·도 조례에 의해 지정한 문화재를, 그리고 비지정문화재는 문화재보호법 또는 시·도의 조례에 의해 지정되지 아니한 문화재 중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문화재를 지칭한다. <이주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