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세대 전쟁과 대응전략 / 국방일보 2012.09.20
엄청난 전력 열세에도 인터넷 등 효과적 활용 北, 사이버공격·GPS교란 등 새로운 전쟁 시작
글 싣는 순서
1. 개념과 북한의 전략
2. 중국 혁명전쟁 사례
3. 베트남 전쟁 사례
4.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사례
5. 해방정국의 제4세대 전쟁
6. 현대 북한의 제4세대 전쟁
7. 종북세력과 제4세대 전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18일(현지시간)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 현장을 한 프랑스 군인이 조사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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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사태 이후 10여 년이 흘렀다. 9·11 이후 미국은 곧바로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2001년에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데 이어 2003년 이라크를 침공했고, 2006년에는 사담 후세인을, 2011년에는 알 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라크 전쟁은 2011년 12월 15일 미국이 전쟁 종결을 공식 선언하고 미군을 철수시킴으로써 막을 내렸다. 2003년 3월 20일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8년 만에 종결된 것이며, 2010년 8월 31일 오바마 대통령의 종전 연설이 있은 지 1년 4개월 만의 일이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2012년 5월 12일 시카고에서 있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통해 2014년 말까지 전투 병력을 모두 철수하고 앞으로 10년간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을 지원한다는 합의를 보면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새롭게 출범한 프랑스의 올 랑드 정권은 프랑스군 전부를 올해 말까지 철수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에 대해 많은 학자는 미국이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교훈으로 이 두 개의 전쟁에서 실패한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종결을 선언한 이라크 전쟁과 앞으로 예상되는 아프간에서의 종전 선언으로 이 두 개의 전쟁이 끝이 났다고 보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불과 수개월 만에 상황을 장악하고 승리의 기쁨을 누리면서 만족해했던 것도 잠시, 전혀 새로운 형태의 전쟁에 직면해 길고 지루하면서도 피곤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혁명전쟁, 베트남 전쟁, 니카라과의 산디니스타 무장혁명조직, 팔레스타인의 인티파다 등이 제4세대 전쟁의 사례로 거론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제4세대 전쟁이 활발하게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부터다.
중국의 혁명전쟁 등과 같은 전통적인 4세대 전쟁의 특징은 정치심리전 영역에서 결정적인 전투를 수행하면서, 비정규 전력에 의해 약점을 극복한 후에 결정적인 전력을 투입해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은 이러한 방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21세기에 들어와 새로운 혁신적인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정치·경제·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개인 혹은 아주 작은 소규모 집단들이 결속해 국가의 이익보다는 그들의 이익을 위해 국가가 가진 필수적인 동력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장 환경을 이용하면서 결정적인 전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장기간의 전쟁으로 끌고 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압도적인 최첨단 전력으로 무장된 강대국과 대응해 장기전을 이어오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해 오고 있다. 그리고 알 카에다·헤즈볼라·하마스 등 주요 비정부 무장집단이 실천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저항과 이를 이용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전략 전술의 응용을 심층 깊게 분석해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노력해 오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북한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분란집단들이 엄청난 전력의 열세에도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범세계적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언론을 포함한 미디어의 효과적인 활용, 인터넷을 이용한 자생적 분란집단의 양성, 비군사적 표적에 대한 공격을 통해 공포와 혼란 조성 그리고 상대적 우위를 달성할 수 있는 비대칭적 전술의 활용 등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강력한 군사력을 기반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군사적 도발을 획책하는 한편, 사이버 공격과 GPS 교란, 민간 표적에 대한 무차별 공격 위협 등을 통해 긴장을 조성하는가 하면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취약점을 교묘하게 활용하기 위해 사회적 네트워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이미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위협은 중국의 혁명전쟁 등의 전통적인 제4세대 전쟁의 특징과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의 새로운 전쟁 양상을 매우 정교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출처 : 국방일보 http://kookbang.dema.mil.kr/ >
임은성 육군대령·합참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