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04 20:39

미군 CFP90 배낭

조회 수 695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더 많은 무게·더 편한 휴대에 초점 / 국방일보 보병장비이야기 2012.10.22

 

48184.jpg

미군 CFP90 배낭.                                                                                                                      필자제공

 

  1988년 미 육군이 개인 장비 체계를 기존의 ALICE(All-Purpose Lightweight Individual Carrying Equipment) 장비에서 IIFS(Individual Integrated Fighting System) 장비로 바꾸면서 배낭 역시 여기에 맞는 새로운 배낭이 등장하게 됐다. CFP(Combat Field Pack: 야전 배낭) 90, 즉 90년대 형 야전 배낭이라는 명칭의 새로운 장비였다.

 CFP90은 디자인부터 기존 배낭, 즉 ALICE 백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침낭을 수납하는 공간이 배낭 하부에 따로 배정돼 이 공간과 주 수납공간을 구분하는 칸막이를 제거하면 배낭 전체를 하나의 수납공간으로 통일하는 것도 가능했다. 또 바깥쪽에 설치된 주머니도 ALICE 백팩용의 것과 달리 배낭 전체 길이와 동일한 긴 것 하나와 짧은 것 두 개로 구분돼 보다 다양한 물품의 수납과 배분을 가능하게 했다. 또 이 외부 주머니는 압축용 끈을 이용, 단단하게 묶어둘 수 있어 내부 물건들 때문에 소음이 나거나 휴대가 번거로워질 걱정도 없었다.

 또 외부에 추가로 탄입대 등의 액세서리를 추가할 수 있는 공간도 이전보다 늘어났고 어깨끈도 보다 착용감이 편리하고 조절이 쉬운 방식으로 바뀌었다. 무엇보다 프레임이 외부 장착형이 아니라 가방 내부에 삽입되는 고정식으로 바뀌었다. ALICE 백팩의 외부 장착식 프레임이 불편하다는 견해도 적지 않았기에 나온 개량으로 착용시 편의성이 ALICE 식의 외부 프레임보다 훨씬 편하고 더 많은 무게를 지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 개발 의도였다.

 CFP90 배낭의 또 다른 특징은 분리 가능한 소형 배낭, 즉 패트롤 팩(Patrol Pack)이 있다는 점이었다. CFP90배낭의 외부 주머니처럼 장착해서 쓸 수 있는 이 배낭은 떼어내면 소형 배낭으로 따로 멜 수도 있으며 IIFS 장비용의 전술조끼에 결속해 쓰는 것도 가능했다. 하루 이내에 끝나는, 혹은 1박 이상 진행할 이유가 없는 단기간의 작전에서 이런 소형 배낭은 매우 요긴한 액세서리였다.

 큰 용량과 인체공학적 편의성, 모듈화된 구성 등 선진적 개념을 받아들인 CFP90 배낭은 정작 실전배치 단계에서는 찬반양론의 대상이 됐다. 많은 미군 병사들이 CFP90을 ALICE 백팩의 단점을 개량한 진정한 차세대 배낭이라고 예찬하며 애용했다. 하지만 비슷한, 어쩌면 더 많은 미군 병사들이 CFP90을 거의 쓰레기 취급하며 지급받은 CFP90을 외면하고 예전의 ALICE 백팩을 다시 챙겼다.

 CFP90을 옹호하는 여론은 이것이 더 많은 무게를 더 편하게 휴대할 수 있게 하는 점에 초점을 맞췄으나 반대자들은 내구성 부족에 불만을 품었다. 실제로 1990년대 중반 미 해병대의 수색대대에 지급된 CFP90은 외부 주머니에 물이 차면 잘 빠져나가지 못했다. 또 장착된 끈들이 쉽게 끊어지고 내장식 프레임도 종종 배낭을 찢고 튀어 나가는 등 사용자들의 불만을 한몸에 받았으며 3주 이내에 거의 전량이 반품됐다고 한다.

 결국 CFP90은 미 육군과 해병대에서 기존의 ALICE 백팩을 몰아내는 데 실패했다. 2000년 초반까지도 ALICE 백팩은 미군의 주요 배낭으로 남았고 CFP90은 MOLLE 배낭 등 다른 규격으로 대부분 대체됐다. 다만, CFP90에 부속된 패트롤 팩은 꽤 인기가 있었으며 CFP90을 반품한 부대들에서도 이 패트롤 팩만큼은 따로 챙겨 쓴 경우가 많았다고 전해진다.

<홍의범 월간 플래툰 편집장>


TAG •

  1. 미군 CFP90 배낭

    더 많은 무게·더 편한 휴대에 초점 / 국방일보 보병장비이야기 2012.10.22 미군 CFP90 배낭. 필자제공 1988년 미 육군이 개인 장비 체계를 기존의 ALICE(All-Purpose Lightweight Individual Carrying Equipment) 장...
    Date2012.11.04 By배나온슈퍼맨 Views6950
    Read More
  2. MOLLE 럭색

    민간용 배낭 참조… 사용자 부담 최소화 / 국방일보 보병장비이야기 2012.10.29 탄입대·장비 등 원하는 종류·수량 부착 가능 미 육군이 1990년대 개발한 개인 장비 시스템인 MOLLE 시스템에 속한 MOLLE 럭색. 필자 제...
    Date2012.11.04 By배나온슈퍼맨 Views4931
    Read More
  3. ‘3일 작전’에 필요한 소형 전술배낭 - 3일용 배낭

    ‘3일 작전’에 필요한 소형 전술배낭 / 국방일보 2012.11.05 1990년대부터 실용화된 군용 배낭의 콘셉트 중 하나로 ‘3일용 배낭’이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3일간의 작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식량 및 탄약, 기타 필...
    Date2012.11.04 By배나온슈퍼맨 Views14498
    Read More
  4. 미군 폭발물처리반의 EOD9 Bomb Suit

    미군 폭발물처리반의 EOD9 Bomb Suit 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완전하게 착용한 모습을 촬영하려 했으나 워낙 슈트의 무게가 있는지라 혼자서 착용하기는 힘이 들것 같더군요. 혼자 착용을 위해 애쓰는 미군병사...
    Date2012.10.20 By배나온슈퍼맨 Views7834
    Read More
  5. 미군 폭발물처리로봇

    2012 지상군페스티발에 선보인 미군의 폭발물처리로봇입니다.
    Date2012.10.20 By배나온슈퍼맨 Views5127
    Read More
  6. 지상군페스티발에 전시된 MRAP

    2012 지상군페스티발에 전시된 Caiman MRAP
    Date2012.10.20 By배나온슈퍼맨 Views6827
    Read More
  7. 국방일보 밀리터리 스토리 - 삼정검(三精劍)

    밀리터리 스토리-삼정검(三精劍) 준장 진급자에게 수여…호국·통일·번영 정신 담아 / 국방일보 2012.10.05 지난 2일 정부는 신임 육군참모총장에 조정환 대장을 내정하는 것을 비롯해 대장급 3명에 대한 인사를 발표했...
    Date2012.10.04 By운영자 Views4098
    Read More
  8. 소규모 집단들이 그들만의 이익 위해 전쟁수행

    제4세대 전쟁과 대응전략 / 국방일보 2012.09.20 엄청난 전력 열세에도 인터넷 등 효과적 활용 北, 사이버공격·GPS교란 등 새로운 전쟁 시작 글 싣는 순서 1. 개념과 북한의 전략 2. 중국 혁명전쟁 사례 3. 베트남 전...
    Date2012.09.19 By운영자 Views4423
    Read More
  9. 장사상륙작전, 인천작전 성공 이유 알고보니..학도병 죽음 있었다

    [뉴스엔 조연경 기자] 장사상륙작전, 한국이 꼭 기억해야 할 학도병들의 장렬한 죽음이다. 8월 5일 방송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는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 일어난 작전명 174, 한국이 기억해야 할 장사상륙작...
    Date2012.08.05 By배나온슈퍼맨 Views4425
    Read More
  10. 군사작전 기밀 북베트남에 누설해 전투력 약화

    왜 부유한 나라가 가난한 나라에 패하였는가?⑤ 베트남 전쟁 / 국방일보 2012.08.06 남 국가보다 개인의 이익 추구 풍조 만연 북 남베트남 분열시키기 위해 간첩망 운용 남·북베트남의 국력 비교 베트남 전쟁 대부분의...
    Date2012.08.05 By배나온슈퍼맨 Views6426
    Read More
  11. ‘주민등록번호는 잊어도 군번은 잊지 못한다’

    국방일보 밀리터리 스토리-또 하나의 이름, 군번 / 2012.08.03 군번 부여에도 원칙 있어 군번을 보면 입대 시기와 장소·신분 짐작할 수 있어 육군28사단 신병교육대의 훈련 모습. 이들은 훈련을 마치고 군인이 됐음을...
    Date2012.08.02 By배나온슈퍼맨 Views8387
    Read More
  12. No Image

    미 항모 조지워싱턴 내부 영상 USS George Washington CVN-73

    Date2012.07.31 By배나온슈퍼맨 Views3101
    Read More
  13. 한국군, 경기하다가도 상급자만 보면 “충성”

    탈북 여군 출신 이소연 씨가 본 남과 북 / 국방일보 2012.07.25 北, 남한 노래 즐겨 부르는 등 군 기강 해이 잘 먹지 못해 체격 왜소…‘무’가 유일한 반찬 게재 순서 ① 북한 여군의 생활 ② 험난한 남한으로의 여정 ③충...
    Date2012.07.25 By배나온슈퍼맨 Views5339
    Read More
  14. 영국군과 미군의 베레모

    美, 1961년 특수부대 정식 복장 인정 / 국방일보 보병장비이야기 2012.07.16 영국군은 소속 부대별로 색깔 다른 것이 특징 진한 녹색 베레모를 착용한 미 육군 특수부대, 일명 그린베레의 대원들. 필자제공 베레모가 ...
    Date2012.07.23 By배나온슈퍼맨 Views8262
    Read More
  15. 부니 햇

    오스트레일리아 軍이 고안 첫 사용 / 국방일보 2012.07.23 미 육군이 현재 사용 중인 ACU위장무늬 부니 햇. 특이하게도 부니 햇은 오스트레일리아 군이 처음 사용하다 다른 나 라들에 널리 보급됐다. 필자제공 오스트...
    Date2012.07.23 By배나온슈퍼맨 Views5095
    Read More
  16. 밀리터리 스토리-군과 문화재

    軍, 보물 8점 포함 총 886점 문화재 보유 / 국방일보 2012.07.20 서울시 지정문화재인 삼군부 청헌당(위 육사 소재)과 등록문화재인 공사의부활 호 모습. 육·공군 제공 등록문화재인 해사의 백두산함 돛대. 해군 제공...
    Date2012.07.19 By배나온슈퍼맨 Views2896
    Read More
  17. 미군참전비와 미육군 제187 공수전투단 참전비

    미군참전비와 미육군 제187 공수전투단(US Army 187 Airborne Regimental Combat Team) 참전비
    Date2012.07.19 By배나온슈퍼맨 Views4109
    Read More
  18. 내가 죽어서 네가 산다면 무엇이 두려우랴

    부사관, 전투형 강군 중심에 서다 (18)죽음으로 완수한 임무, 하늘에 핀 꽃 이원등 상사 / 국방일보 2012.07.18 강하 교육생 주 낙하산 개방시켜 주고 얼음 위로 추락 고 이원등 상사 한강 노들섬 중앙에 서 있는 고 ...
    Date2012.07.17 By배나온슈퍼맨 Views4540
    Read More
  19. 美해군이 '떠다니는 기지'용 함정을 건조하는 이유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 해군이 분쟁지역에 배치해 작전,보급,의료기지로 사용하는 해상전진대기지(AFSB)용 함정을 건조하고 있다. 1966년 기골을 설치해 55살이 된 수송선을 이동식 전투 플랫폼으로 개조한 폰스...
    Date2012.07.14 By배나온슈퍼맨 Views3790
    Read More
  20. 밀리터리 스토리-군과 포상(褒賞)제도

    국방일보 - 밀리터리 스토리-군과 포상(褒賞)제도 전시·전투 참여 유공자→무공훈장 국가안전보장 기여 군인→보국훈장 / 국방일보 2012.07.13 “귀하는 평소 투철한 책임감으로 맡은 바 업무에 정려하여 … 이에 표창함....
    Date2012.07.13 By배나온슈퍼맨 Views362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11 Next
/ 1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