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스토리-대통령과 군 / 국방일보 2012.12.21
군의 최고통수권자는 대통령이다. 군은 창설 이래 지금까지 철통 같은 안보태세를 유지함으로써 대통령이 원활하게 국정을 수행하는 데 든든하고 믿음직스럽게 뒷받침을 해 왔다. 그 와중에 대통령과 군에 얽힌 이야기도 적지 않다. 그 일부분을 살펴봤다.
최전선 방문 ‘안보’ 점검하고 해외파병부대 찾아 장병 격려 군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부대이름도 하사 애칭으로 굳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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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월 18일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연평도를 방문해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해병대 장병들을 |
▶현직 대통령으로 연평도 첫 방문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0월 18일 연평도를 방문했다. 현직 대통령으로 연평도를 방문한 것은 이 대통령이 처음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방문에서 연평부대, 포진지 등을 둘러보고 장병 및 주민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 후에는 연평포격 당시 민가 포격 현장, 동사무소 등도 살펴봤다. 연평포격 2주년을 앞두고 최전방 경계태세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아울러 NLL 강력 수호 의지를 천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연평도는 NLL에서 불과 1.5㎞ 떨어져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연평부대를 전격 방문해 관측초소(OP)를 둘러본 뒤 “여기 와서 보니 (북한과) 대치한 현장을 실감할 수 있다. 연평도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며 “통일이 될 때까지는 우리 NLL(서해 북방한계선)을 목숨 걸고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비행기가 서울로 바로 못 간다 - 동방계획
2004년 12월 8일 노무현 대통령의 자이툰 부대 방문은 그야말로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부대 방문계획 추진 자체가 극비리에 진행됐고, 발표도 전격적으로 이뤄졌기 때문.
유럽 순방을 마치고 대한항공 특별기로 귀국길에 오른 노 대통령은 비행기가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을 이륙한 지 30분쯤 지난 8일 오전 4시 30분쯤(한국시간), 동행한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앉아 있던 이코노미석으로 갑자기 찾아와 “비행기가 서울로 바로 못 간다”는 깜짝 발언과 함께 아르빌 방문 사실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파리∼쿠웨이트∼아르빌∼쿠웨이트∼서울로 이어지는 이 작전의 이름은 ‘동방계획’. 노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그동안 비공개리에 한 부대배치가 완전히 끝나서 장병들이 안착했기 때문에 연말을 기해 아무래도 제가 한번 가서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또 기왕에 파병해서 우리 장병들이 수고하는데 그렇게 하는 게 효과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다녀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쿠웨이트 알 무바라크 공항에서 군용기 편으로 아르빌까지 왕복 4시간 40분가량을 비행해서 2시간가량 자이툰 부대에 머무르며 장병들을 격려했다. 극도의 비밀을 지키며 진행됐던 동방계획은 당시 해외에서 세계평화 유지와 재건을 위해 힘쓰던 파병 장병들에 대한 그야말로 깜짝 선물이자 따뜻한 사랑이었다.
▶하사한 부대 명칭 애칭으로 굳어져
육군1사단 장병들은 6ㆍ25전쟁 당시 평양 선봉 입성으로 전 부대원이 일계급 특진했고, 이에 크게 만족했던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前進’이라고 친필로 부대칭호를 하사받았다. 이후 전진은 1사단의 애칭이 됐다. 이처럼 군부대나 기관에는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명칭들이 많다. 노도, 승리, 백마, 을지, 청룡부대들이 대표적이다. 육군훈련소를 말하는 ‘연무대(鍊武臺)’도 마찬가지다. 1951년 11월 1일 부대 창설 당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친필 휘호로 ‘무예를 단련하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연무대라고 명명했다. 육군의 보병ㆍ포병ㆍ기갑ㆍ화학ㆍ공병 등 5개의 병과 학교를 총칭하는 상무대(尙武臺: 무(武)를 숭상하는 배움의 터전)란 명칭도 이 대통령이 하사한 이름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하사한 명칭도 적지 않다. 육군종합행정학교에 ‘남성대(南城臺)’, 육군3사관학교에 ‘충성대(忠誠臺)’, 육군3군사령부에 ‘선봉대(先鋒臺)’, 육군학생군사학교에 문무대(文武臺), 공군사관학교에 ‘성무대(星武臺)’라는 휘호를 내렸다. 이후 이 명칭은 각각 그 부대나 기관을 뜻하는 애칭이 됐다.
특히 을지부대는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부대 애칭은 이승만 대통령이 선사했고, 박정희 대통령은 부대 지휘관을 역임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책임지역인 인제에서 당선되며 정치인의 길로 들어섰고,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관할지역에서 복무했기 때문이다. <이주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