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미군의 군 구조와 군사 용어는 유사한 듯하면서도 차이점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미 육군의 연대·대대 명칭 표기 방식이다.
지난 18일자 국방일보는 미 육군 ‘1-43 방공포대대’가 중증 장애우 복지 시설 ‘참빛의 집’을 찾아 봉사 활동을 펼쳤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에서 미 육군 1-43대대는 무엇을 의미할까. 대대의 명칭, 다시 말해 단대호(單隊號) 자체가 1-43이라는 의미일까, 아니면 1연대 43대대라는 뜻일까. 정답부터 말한다면 1-43대대는 43연대 1대대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 육군에 43연대라는 부대가 현존하는 것은 아니다. 미 육군은 이미 오래 전부터 연대(Regiment) 편제를 폐기했다. 기갑기병연대(Armourd Cavalry Regiment) 등 일부 부대에서만 예외적으로 연대 편제가 존재할 뿐 대부분의 육군 부대는 사단 - 여단 - 대대로 구성돼 있거나 여단 - 대대로만 구성돼 있다.
이처럼 미 육군에는 연대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각 대대의 이름에 연대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은 단지 부대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주한미군 제2사단 소속의 ‘1-72 기갑대대’는 72기갑연대 1대대를 의미하지만 실제로 주한미군 제2사단에 72기갑연대라는 부대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역시 주한미군 소속인 ‘1-15 포병대대’도 15포병연대 1대대를 의미하지만 이 부대와 별개로 15포병연대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72기갑연대·15포병연대라는 연대급 부대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각각의 대대 명칭에 연대 명칭을 장식품처럼 붙여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연대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어로 번역할 때는 ‘43연대 1대대’ 같은 완전한 번역보다 ‘1-43대대’ 같은 표기 방식이 오해를 주지 않는 표기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국방일보 / 2005.05.31 김병륜 기자 lyuen@dema.mi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