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84.jpg

 

<러시아의 ASM-DT. 위쪽은 유탄발사기와 대검을 장착하고 수중용 탄창을 삽탄한 상태며, 아래 쪽은 지상용 탄창을 삽탄한
상태다.>

 

 

 

구소련은 SPP-1M이라는 수중 권총을 성공적으로 개발, 운용했으나 곧 이것의 문제점 역시 빠르게 지적했다. 일단 장탄수가 4발에 불과하다는 것이 첫 번째 문제였고, 두 번째는 사거리가 수중용이라는 기준으로 봐도 짧다는 것이었다.

 이런 일선의 요구를 받아들인 구소련의 총기 설계자들은 놀랍게도 ‘수중 돌격소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으며, 그 결과 완성된 것이 1975년에 채택된 APS이다.

 APS 개발의 핵심은 수중 권총보다 강력한 탄약을, 지상의 돌격소총과 마찬가지로 자동·반자동 선택사격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먼저 이들은 탄약 개발부터 시작했다. SPP-1용 탄약과 마찬가지로 화약의 힘으로 발사되는 긴 다트 형태의 탄약은 구경이 5.66㎜로 커지는 등 전반적으로 대형화됐으며, 이로 인해 수중 5m에서 30m, 수중 40m 깊이에서도 11m의 유효사거리를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지상에서는 물의 저항이 없어 사거리는 더 늘어나지만, 강선이 없는 총열에서 발사되므로 유효사거리는 그 수준이 약 100m에 불과하다.

 가장 중요한 수중에서의 작동은 뜻밖에도 지상용의 자동소총과 마찬가지로 가스압 작동식이다. 특수 설계된 가스조절기를 이용, 수중과 지상 모두에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선택될 수 있는데, 수중에서 쓸 경우에는 총열을 포함한 총 전체가 물에 완전히 잠긴 상태에서 써야 한다. 또 공기와 달리 물은 압축되지 않기 때문에 몸통은 뒷부분이 뚫려 있다. 그렇지 않으면 물의 강력한 저항으로 작동에 지장을 받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이 총은 수중에서의 사용을 전제로 만들어졌으며, 이 때문에 지상에서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이때의 총열 수명은 180발 정도로 줄어든다(수중에서는 약 2000발).

 APS는 혁신적인 수중 총기이지만, 지상에서는 본격적 돌격소총과 비견될 무기는 아니었다. 이 때문에 부대에 따라서는 APS를 쓰지 않고 수중에서는 SPP-1M만을, 지상에서는 별도로 준비한 AK-74 소총을 쓰는 부대가 적지 않았다. 결국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수중-지상 모두에서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돌격소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러시아군 특수부대의 요청으로 ASM-DT라는 수륙양용 돌격소총이 만들어져 2000년부터 실전에 배치됐다.

 이 총은 APS용과 흡사한 5.45㎜ 구경의 수중탄약과 AK-74용 5.45㎜ 탄약을 동시에 쓰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수중에서는 대형의 수중 탄약용 탄창을 쓰지만 지상에서는 AK-74용 탄창을 쓴다. 탄창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사용 탄창의 종류를 바꿀 때에는 탄창 멈치의 위치를 전진시키며, 이때 가스 조절기가 자동으로 지상 모드로 바뀐다. 강선이 파여 있어 지상에서의 명중률이 일정 수준 보장되지만, 강선은 화약 가스 일부가 탄자보다 먼저 앞으로 나가면서 총열 안에 남아 있는 물을 밖으로 뿜어내 안전사고를 예방하게 돼 있다. 여기에 더해 이 총에는 40㎜ 유탄발사기(GP-25)도 장착하도록 돼 있으며, 지상에서는 야시장비나 조준장비를 장착할 수 있다. APS와 ASM-DT 모두 지금은 해외 수출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0.11.8  국방일보 <홍희범 월간 `플래툰' 편집장>


  1. 포클랜드 전쟁과 저격수

    포클랜드 전쟁에서 아르헨티나군 스나이퍼의 공격은 의외로 강력했다. 영국군들은 많은 전사자를 발생시킨 아르헨티나 저격수의 반격에 충격을 받았다. 롱던(Longdon)산 전투에서는 영국군 1개 중대의 공격을 한 명의...
    Date2010.12.21 By운영자 Views11686
    Read More
  2. 이스라엘의 저격전

    이스라엘군의 전략은 공세적이고 파괴적이며 가공할 핵무기 위력을 등에 업은 결사대가 보복공격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미 수십 년간 계속된 이스라엘의 방위전쟁에서 이러한 전략이 입증됐다. 따라서 이스라엘 방위...
    Date2010.12.21 By운영자 Views6634
    Read More
  3. 그레나다의 저격전

    미 해병대가 레바논의 베이루트에서 전투를 개시하고 있을 때인 1983년, 미군 특수부대가 카리브해의 그레나다(Grenada) 섬에서 벌어진 소규모 분쟁에 긴급 투입됐다. 그레나다 좌익정부는 장갑차와 대공포로 무장한 ...
    Date2010.12.21 By운영자 Views8163
    Read More
  4. F-117 스텔스기

    <레이저 유도폭탄을 투하하는 F-117 스텔스기> 1991년 걸프전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진 F-117 스텔스기는 1970년대부터 개발이 시작됐다. 미국이 스텔스기 개발의 필요성을 느낀 계기는 베트남 전쟁에서 북베트남군...
    Date2010.12.10 By관리자 Views6404
    Read More
  5. 왓슨호 - 광양호입항

    미 해상 수송선 왓슨 호는 축구장 5개 규모의 수송 공간을 갖춘 바다에 떠다니는 거대한 군수기지다. 지난 3일 광양항에 들어온 미 해상 수송사령부 왓슨(USNS Watson) 호는 그야말로 바다에 떠다니는 거대한 ‘미 군...
    Date2010.12.08 By관리자 Views5340
    Read More
  6. 라이트닝 볼트, 제우스 신의 무기 `번개'를 만든다고?

    장갑차를 공격하는 인공번개의 상상도. 그리스 신화에서 모든 신과 인간의 아버지로 등장하는 제우스는 ‘이지스(aegis)’라는 방패와 함께 번개를 무기로 사용한다. 자연 현상에서 구름 하부의 양전하는 지표면의 음전...
    Date2010.12.05 By관리자 Views9174
    Read More
  7. 미육군 신형 저격총 XM2010

    미 육군의 신형 저격총인 XM2010. 미 육군은 9월, 약 3600정의 XM2010 저격총을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올해 안에 약 250정의 XM2010을 아프가니스탄 등에 우선적으로 배치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저격총인 ...
    Date2010.12.05 By관리자 Views10007
    Read More
  8. 미군 차기 유탄발사기 XM25

    미 육군의 차기 유탄발사기인 XM25 전 세계적으로 지능형 차세대 유탄발사기 개발의 붐이 한때 불었고, 그 선두에 선 나라는 단연 미국이었다. 1990년대 후반, 미 육군은 차세대 개인화기인 OICW(Objective Infantry ...
    Date2010.12.05 By관리자 Views8382
    Read More
  9. '조인트스타즈' 9∼12㎞ 상공서 30㎝ 크기 물체까지 식별

    한미연합훈련 2일차인 29일 한미 양국군은 항공모함 강습훈련과 해상자유공방전 등 고강도 훈련을 이어갔다. 양국 군은 이날 이지스함이 수백 개의 공중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ㆍ방어하는 대공방어훈련, 항공모함에 탑...
    Date2010.11.30 By관리자 Views4463
    Read More
  10. 차세대 분대지원화기 `XM-25'

    K-11과 XM-25는 은폐·엄폐한 적의 머리 위에서 공중폭발탄 을 터트려 적을 살상시킬 수 있다. 미군의 차세대 분대지원화기 XM-25.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K-11. K-11은 K-2소총에 쓰이는 5.56㎜탄과 20㎜ 공중...
    Date2010.11.22 By운영자 Views10510
    Read More
  11. 미 해군, 86번째 이지스함 취역

    [서울신문 M&M] 미 해군 신형 이지스함인 ‘제이슨 던햄’이 취역식을 갖고 전력화에 들어간다. 미 해군은 오는 1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항에서 신형 이지스 구축함, ‘제이슨 던햄’(DDG-109 USS Jason D...
    Date2010.11.16 By운영자 Views7410
    Read More
  12. 수중 돌격소총, 러시아 수륙양용 ASM-DT소총 개발 실전 배치

    <러시아의 ASM-DT. 위쪽은 유탄발사기와 대검을 장착하고 수중용 탄창을 삽탄한 상태며, 아래 쪽은 지상용 탄창을 삽탄한 상태다.> 구소련은 SPP-1M이라는 수중 권총을 성공적으로 개발, 운용했으나 곧 이것의 문제점...
    Date2010.11.08 By운영자 Views883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18 Next
/ 1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