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의 차기 유탄발사기인 XM25 |
전 세계적으로 지능형 차세대 유탄발사기 개발의 붐이 한때 불었고, 그 선두에 선 나라는 단연 미국이었다. 1990년대 후반, 미 육군은 차세대 개인화기인 OICW(Objective Infantry Weapon System), 즉 20㎜ 반자동 공중폭발 유탄발사기와 5.56㎜ 소총을 결합한 획기적인 보병 화기를 개발해 그것을 실전배치할 야심찬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나중에 XM29라는 가제식 명칭까지 부여받은 OICW는 장비 부대가 시뮬레이션상에서 1대72라는 사상자 교환비율로 압도적 우세를 가능하게 하는 등 미 육군에서 매우 중요시되는 장비였다. 특히 직사 방식의 지능형 공중폭발 유탄발사기는 반자동 연속사격이 가능하다는 점까지 더해지면서 개념상 보병 전투의 차원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XM29는 개발 과정에서 중량 초과 문제를 겪었고, 여기에 더해 거리 데이터를 입력받아 원하는 지점에서 폭발하는 지능형 신관 개발 등 여러 기술적 문제에 개발 비용이 초과 투입되면서 개발 일정 역시 지연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이 터져 버렸고, 결국 XM29는 2004년에 취소되고 만다.
하지만 미 육군이 지능형 공중폭발 유탄발사기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고, XM29를 취소하는 대신 요구조건을 낮춘 XM25 개발을 2004년부터 시작했다.
XM29의 실패 원인 중 하나인 중량 초과는 이것이 소총과 유탄발사기를 결합한 복합 화기였을 뿐만 아니라 소총과 유탄발사기가 각각 분리돼도 독립적으로 사용 가능한 설계였기 때문이다. XM25는 결국 소총 유닛을 없애고 반자동 유탄발사기 단독 유닛으로만 설계됐는데, 그 대신 구경을 원래보다 5㎜ 늘인 25㎜로 바꿔 위력을 더 증강시켰다. 이렇게 해서 중량은 6.35㎏(탄 미장전시)이 된 상태인데, 이는 탄이 장전된 상태에서는 무려 8.2㎏에 달하던 XM29의 시제품에 비해서는 상당히 경량화된 것이 사실이지만 여전히 만만치 않은 무게임에는 틀림없다.
XM25의 성능이나 특징은 기존의 XM29와 비교될 부분이 많다. 점표적에 대한 사격은 유효사거리 최대 500m, 지역 표적은 1000m라는 점도 그렇지만 표적까지의 거리를 레이저 거리 측정기로 측정한 뒤 그것이 자동으로 유탄의 신관에 입력되는 점, 그리고 발사된 유탄이 회전수에 의해 요구 거리에 도달했는지를 파악해 폭발한다는 점도 그렇다.
XM25는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테스트가 진행 중이며,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내년에 시험 배치가 이뤄져 2012년부터 정식 배치가 시작될 예정이다. 하지만 공중폭발 유탄에 의한 뛰어난 전투능력과 함께 일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근접 전투가 어려운 유탄발사기의 특성을 감안하면 소총이 결합된 복합화기 형태가 바람직하지만 XM25는 단독 유탄발사기이고, 이로 인해 근접 전시 등에 유탄 사수가 무엇으로 교전에 참가하거나 자신을 방어하는지의 숙제가 남았기 때문이다. 권총은 방어용으로도 한계가 있고, 소총은 부피와 무게가 불편한 만큼 장래에는 별도의 개인방어화기(PDW)가 사수에게 지급될 가능성도 있다.
<국방일보 2010.12.6 홍희범 월간 `플래툰'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