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의 신형 저격총인 XM2010. |
미 육군은 9월, 약 3600정의 XM2010 저격총을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올해 안에 약 250정의 XM2010을 아프가니스탄 등에 우선적으로 배치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저격총인 XM2010은 과연 무엇일까?
일단 XM2010은 완전히 새로운 총은 아니다. 기존의 M24 저격총에서 기관부를 재활용, 여기에 새로운 형태의 총몸과 탄창·총열을 장착한 업그레이드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 이 모델은 M24E1, 즉 M24 저격총의 개량형이라고 불린 바 있다.
그러나 개량이라고 해도 그 변화는 개량이라기보다는 ‘기존 부품을 일부 재활용한 신규 제작’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크다.
가장 큰 변화는 성능 그 자체다. 사용탄이 기존의 7.62㎜ 나토(NATO)탄이 아닌, 탄피 길이가 무려 16㎜나 더 길어진 .300윈체스터 매그넘 탄약이 된 것이다. 이 탄약은 유효사거리가 약 1400m에 달해 800m의 사거리를 갖던 기존의 M24보다 비약적으로 사거리와 살상력 모두가 향상됐다. 물론 이 탄이 다른 나라들에서 활발히 도입 중이고 미군 특수부대에서도 일부 사용 중인 .338라푸아 매그넘보다 다소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미국은 .300윈체스터 매그넘을 특수부대 등에서 오랫동안 사용해 온 데다 M24 자체가 처음부터 .300윈체스터 매그넘으로의 업그레이드를 염두에 둔 설계이기 때문에 비용 측면을 고려해 .300윈체스터 매그넘으로의 업그레이드를 결정한 듯하다.
이처럼 기존 탄약인 7.62㎜ 나토탄보다 월등히 사거리가 늘어난 신형탄을 채택하는 이유는 나토탄을 반자동 저격총인 M110에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M110은 반자동이지만 기존의 M24와 비견될 약 800m의 유효사거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등에서는 1000m 이상의 장거리 저격에 대한 수요가 높고, 이로 인해 800m까지의 비교적 단거리(기존 개념에서는 장거리이지만)는 반자동의 M110이, 그 이상의 거리는 XM2010이나 M107(12.7㎜) 같은 장거리 저격총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XM2010은 미 육군의 제식 저격총으로는 두 번째로 처음부터 소음기가 장착되도록 설계된 총이기도 하다. 총구에는 소염기를 겸한 소음기 장착용 어댑터가 있어 별도 개조나 부품 장착 없이 소음기를 탈착할 수 있게 돼 있다. 현대의 저격총에는 소음기가 필수품이라는 인식은 선진국에서는 거의 기본으로 굳어지는 추세로, 비록 발사음을 완전히 감추지는 못해도 저격 위치의 판정을 매우 곤란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현대의 저격총기용 소음기는 총기의 정밀도 훼손이 거의 없고 영점조차 원래와 큰 차이 없이 유지되므로 운용상의 난점이 매우 적기도 하다.
총몸 부분도 기능적으로 큰 변화가 생겼다. 총열 덮개에는 긴 레일이 장착돼 단순히 조준경뿐만 아니라 레이저 거리 측정기, 야시장비, 조명장치 등의 각종 액세서리를 쉽게 장착할 수 있게 됐다. 또 개머리판도 옆으로 접히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유사시 운반이 기존 모델보다 훨씬 쉬워졌다. 탄창도 기존 M24의 고정식과 다른 탈착식으로 변경, 교체가 가능해졌다.
<국방일보, 홍희범 월간 `플래툰'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