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행동'의 날… 돌격 앞으로
지난16일발진한해군·해병대의연대급합동상륙훈련‘결정적행동’의날(D-day)인19일오전해병대해상돌격부대의한국형상
륙돌격장갑차들이 목표 해안을 향해 거침없이 돌진하고 있다.해병대는 이날 해상과 공중으로 돌격작전을 수행하며 해안두보를
확보했다.
해군·해병대의 연대급 합동상륙훈련의 열기가 19일 ‘결정적 행동’(D-day)으로 최고조에 달했다. 경북 포항시 독석리·칠포 해안 일대에서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하는 훈련에는 대형 상륙수송함(LPH) 독도함과 한국형 구축함(DDH-Ⅱ) 문무대왕함 등 15척의 함정과 육·공군 항공전력, 상륙군 1700여 명이 참가했다. 해군·해병대와 육·공군이 하나로 뭉쳐 합동성을 제고한 상륙훈련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적지종심작전 수행을 위해 해병대 특수수색대원들이 지난 17일 IBS고무보트를 타고 작전지역으로 침투하고 있다. 해군· |
'결정적 행동'을 참관하기 위해 19일 훈련 현장을 찾은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이 독도함 함교에 올라 작전 현황을 점검하고 |
해병대의 K-1전차가 내륙 진출을 위해 해안에 상륙한 가운데 고속상륙정(LSF-II)이 잇따라 전차와 자주포 등을 수송하고 |
▶D-day 30시간 전, 선견작전팀 출동
지난 17일 밤 11시.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경북 포항 인근 해상을 항해하던 2600톤급 상륙함(LST) 고준봉함의 함미 웰데크(Well Deck)가 개방되고 램프가 수면 아래로 드리워졌다. 20여 명의 특별한 ‘대원’과 4대의 고속 고무보트(CRRC : Combat Rapid Rubber Craft)가 모습을 드러냈다. 해군특수전여단(UDT/SEAL) 대원들로 구성된 선견작전팀이다. 낮은 목소리로 몇 마디 나누더니 이윽고 보트와 함께 램프에서 미끄러지듯 차가운 바다에 몸을 띄웠다.
이어 적지종심작전팀으로 운용될 해병대 특수수색대 장병 40여 명도 8대의 고무보트(IBS)에 몸을 싣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차가운 바닷물을 흠뻑 맞으며 파도를 가른 지 1시간여. 해안을 2000야드(yd·약 1.8㎞) 남기고 고속 고무보트가 멈췄다. 두 명의 선견대원이 보트에서 이탈, 헤엄치기 시작해 목표지점을 향해 은밀히 전진했다. 접안을 방해하는 수중·해안 장애물을 제거한 이들은 발광신호로 선견작전팀을 유도했다.
접안에 성공한 선견작전팀은 상륙지점의 인공·자연 장애물을 식별·제거하는 해안정찰팀과 파도·조류방향 등의 정보를 수집·보고하는 기파관측팀, 위협표적 정보를 획득·제거하는 타격팀으로 나뉘어 임무수행에 돌입했다.
해병대 특수수색대원들도 각 팀별로 포인트를 확보, 은폐·엄폐한 가운데 가상 적 동향을 관측했다. 이들은 결정적 행동을 완료할 때까지 제한된 목표물을 타격하고 상륙기동헬기 착륙 유도, 함포 화력유도 임무를 수행했다.
▶D-day 거칠 것 없는 ‘결정적 행동’
KF-16·F-4 전투기, AH-1S 코브라 공격헬기 등 육·공군 항공전력의 지속적인 화력지원과 함포 사격으로 적 방어력이 급격히 와해되는 가운데 상륙군이 해상으로, 공중으로 상륙할 여건이 조성됐다.
19일 오전 6시. 마침내 적지종심작전팀의 화력유도에 따라 상륙기동부대를 구성하는 해군 함정의 함포가 적진을 향해 일제히 불을 뿜었다. 이어 고준봉함과 향로봉함에 탑재돼 있던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21대가 굉음을 내며 바다로 쏟아져 나왔다. 합동상륙작전의 하이라이트 결정적 행동 단계가 시작한 것이다.
상륙함을 이탈한 해상돌격부대는 수개 제파로 나뉘어 해안을 향해 질풍 같은 기세로 돌진해 나갔다. 바다는 이들이 내뿜은 백색, 황동색의 연막으로 가득했다. 해안 상륙과 함께 돌파구를 확보한 상륙군인 해병대는 이제 공중 기동에 나섰다. UH-60 기동헬기에 탑승한 공중돌격부대가 독도함에서 발진, 해안 후방으로 향한 것. 이는 적의 증원군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해병대 장병들은 목표한 주보급로 일대에 이르자 패스트로프로 헬기에서 이탈, 이 일대를 장악했다.
이어 이들 공중돌격부대와 해상돌격부대를 잇는 연결작전을 성공하면서 해안 교두보가 확보되자 이번에는 고속상륙정(LSF-II) ‘솔개’와 상륙함을 이용, 전차·자주포 등 전투 장비들이 잇따라 후속 상륙하며 내륙으로 진출해 나갔다.
▶완벽한 합동성 ‘우리는 하나다’
해군·해병대는 성공적인 합동상륙작전 수행과 지휘통제 능력 향상을 위해 한 달 전부터 수차례의 작전회의를 개최했다. 훈련 기간 중에는 최성호(대령·53전대장) 상륙기동부대 사령관과 김승호(해병대1사단 2연대장) 상륙군지휘관을 비롯한 지휘·참모단이 기함 독도함의 상륙기동부대지휘소(TFOC : Task Force Operation Center)에서 주야 구분없이 머리를 맞대고 합동성 향상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은 실제 현장에서 원활하고 유기적인 통합전투력을 발휘하는 초석이 됐다.
상륙기동부대는 해상·공중의 적 위협을 무력화시키고 상륙군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호송작전, 상륙 목표구역 인근에 매설된 기뢰를 제거하는 소해작전, 상륙 침로 정찰감시와 위협 요소를 사전 제거하는 특수전을 쉼표 없이 전개했다.
또 상륙군 생존성 보장을 위한 육·공군 항공전력의 대규모 화력지원, 항공기로 상륙군에게 보급을 지원하는 수직보급작전, 대잠·대함·대공 등 복합전 상황을 가정한 전투배치 훈련도 연일 계속됐다.
최성호 사령관은 “해군·해병대뿐만 아니라 육·공군까지 참가해 하나된 힘을 과시한 이번 훈련은 적의 도발의지를 꺾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됐을 것”이라며 “언제 어디에서도 임무가 주어지면 즉각적으로 상륙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전투형 군대 확립에 전진 또 전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글=윤병노·사진=이헌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