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심·헌신적 근무에 ‘감동’공관장들 요구로 파견 늘어
[경향 박성진기자] 해병대가 아프가니스탄 카불 주재 한국대사관 경비를 다시 맡게 됐다. 아프간 재파병은 내년 중순쯤 예정돼 있어 해병대의 대사관 경비는 2007년 12월 철수 이후 2년6개월여 만에 다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병대는 당시 카불의 바그람기지에 주둔하고 있던 한국군 다산·동의부대의 경비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모두 27명의 경비대를 파견했고 이 가운데 1개 분대가 한국대사관 경비업무에 투입됐다. 해병 경비대는 대사관 경계지원과 대사 신변보호가 주임무였다.
한국군의 아프간 2차 파병에 동행할 해병대 병력은 20여명 수준으로, 이들은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 경비를 전담할 예정이다. 해병대는 2004년 이라크 자이툰 부대에도 경비 병력 72명을 파견했고, 이 가운데 17명이 헬기로 1시간30분이 걸리는 바그다드에서 한국대사관 경비를 섰다.
당초 대사관의 경비업무는 특전사 부대원들이 맡았다가 나중에 해병대 병력으로 교체됐다. 이후 해병대원들은 ‘우리는 대사관 직원들이 적으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방호하고 만일 우리가 납치당할 위기에 처하면 대한민국 해병의 명예를 걸고 자결하자’는 내용의 각서까지 지니고 다녀 대사관 직원들을 감동시켰다. 임홍재 전 이라크 대사는 해병대 인원을 교체하지 말아달라고 직접 자이툰 부대장에게 부탁할 정도였다.
미국은 거의 모든 해외 공관에 해병대를 보내 경비를 서도록 하고 있다. 유엔평화유지활동(PKO)에 참여하기 위한 한국의 ‘PKO 상비군’의 창설 계획에도 파병 한국군부대의 경비임무 등을 전담할 해병대의 중대급 상비부대 편성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