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찾는 이 없이 오직 해병대원들만이 고도를 지키는 서해 우도에서 열린 음악회가 열렸다.8일 해병대연평부대 우도 중대. 해병대의 군악대·의장대 대원들의 ‘도서 지역 장병들을 위한 찾아가는 연주회’ 올 여름 마지막 공연이 민간인을 찾아 볼 수 없는 이 섬에서 열렸다.
이날 뙤약볕이 내리 쬐는 가운데 경쾌한 경음악과 귀에 익은 영화 음악, 최신 가요 연주 소리가 기러기 울음 소리보다 더 크게 섬 가득 울려 퍼졌다.해병대사령부는 매년 찾아가는 연주회를 열고 있지만 우도의 경우 정기적인 배편이 없어 12년 만에 연주회가 이뤄지게 된 것.
가끔 우도를 오가는 함정이나 부식선, 행정선 외에 외부인들을 볼 기회가 없는 부대원들에게 새로운 얼굴의 등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이벤트일 수밖에 없다.거기다 멋진 음악에 사물놀이·마술공연까지 선사하니 우도 전체가 잔치 분위기에 휩싸이는 것은 당연한 일. 우도중대장 오광옥 대위는 “외로움과 밀려드는 고독감을 극복하고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장병들에게 해병대사령부의 찾아가는 연주회는 엄청난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며 “사기까지 쑥쑥 오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해병대사령부는 문화적인 혜택에서 소외되기 쉬운 도서 지역 장병들을 위해 찾아가는 연주회를 펼치고 있다.지난달 24일 대청도를 시작으로 소청도와 교동도·석모도에서 연주회를 가졌고 8일 우도에서 12년 만의 공연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군악대장 정덕환 상사는 “도서 지역 근무 장병들은 문화생활을 누릴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라며 “비록 도서 공연이라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힘도 들지만 우리 공연을 보며 즐거워하는 장병과 지역 주민들의 밝은 얼굴을 보니 피로가 싹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방일보 글=김가영·사진=정의훈 기자 kky71@dema.mil.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