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설원·체감온도 영하 20도·살을 에는 강풍
설상 기동·침투 훈련 등 연합작전 수행능력 배양
전술스키를 착용한 한미 해병대 장병들이 설상 기동·침투훈련 중 가상의 적과 조우한 상황을 가정, 오색 연막차장 속에 기동사격술을 펼치며 탈출하고 있다. 이헌구 기자 |
역시 해병대였다. 그들에게는 눈 덮인 설원(雪原)도,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동장군도, 살을 에는 듯한 강풍도 장애물이 될 수 없었다.
전술스키를 착용한 한미 해병대원들은 가상 적지에 은밀히 침투, 항아리형 비트를 구축했다.
이들은 정찰·감시 임무와 첩보보고, 아군 화력유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한 후 지휘·통신시설 등 타격목표를 폭파했다.
임무를 완수한 이들은 적 지역 탈출을 시도하던 중 적과 조우했다. 그러나 한미 해병대원들은 당황하지 않고 대형을 유지한 채 오색 연막차장을 펼치며 특공사격술로 적을 제거했다.
특히 한국 해병대 저격수는 150m 거리에 놓인 지름 3㎝의 병마개를 단 한 발로 명중시켜 탁월한 능력을 입증했다.
기동·침투훈련을 마친 한미 해병대원들은 하이파이브를 나눴고, 기마전과 눈 마사지를 함께하며 피로 맺은 혈맹의 우정을 더욱 공고히 했다.
해병대는 7일 강원 평창군 황병산 산악종합훈련장에서 전개하고 있는 한미 해병대 연합 설한지(雪寒地) 훈련을 공개했다.
한미 해병대 장병들이 횡대로 서서 소총 겨냥하며 전방 목표물을 향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헌구 기자 |
지난 4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진행하는 훈련에는 해병대1사단 수색대대와 미 해병대 3해병기동군(Ⅲ-MEF: Ⅲ Marine Expeditionary Force) 1개 중대 등 400여 명이 참가했다.
한미 해병대는 그동안 다양한 종류의 연합훈련을 벌여 왔지만 동계 설한지 훈련은 이번이 처음이다.
훈련은 적보다 더 혹독한 환경을 이겨내야 싸워 승리할 수 있다는 데 한미 해병대가 공감대를 형성, 설한지 환경 극복 및 생존능력 구비에 중점을 두고 시행 중이다.
이날 훈련은 설상 기동·침투, 은거지 구축, 폭파, 특공사격, 저격수 운용, 기마전 순으로 진행했다.
한미 해병대 장병들은 전술스키를 이용한 활강·급제동, 기동사격술, 야지 전술기동, 빙벽 등반·레펠 훈련을 숨돌릴 틈 없이 전개하며 산악극복 능력을 끌어올렸다.
한미 해병대 연합 설한지 훈련에 참가한 장병들이 극한 체험의 일환인 설상 기마전을 하기 위해 뛰어 가고 있다. 이헌구 기자 |
이와 함께 해군 해난구조대(SSU)와 합동으로 두꺼운 얼음 밑으로 잠수하는 아이스 다이빙(Ice Diving) 훈련을 병행해 동계 수중침투 능력을 키웠다.
한미 해병대는 8일까지 설상 기동 훈련을 계속한다. 12~15일은 동계올림픽 종목 중 하나인 바이애슬론(Biathlon: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한 종목)을 적용한 팀 단위 산악 장거리 설상 기동 훈련을 벌인다.
18~20일은 주·야 연속 전술훈련을 한다. 한미 해병대원들은 이 기간 적지종심팀 임무수행을 위한 채화(採火)법, 식량·식수 획득, 은거지 구축 등 야전 생존법을 익힌다.
또 설상 위장, 침투 흔적 제거, 방향유지법 훈련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설상 침투훈련과 연계한 전술훈련을 전개해 정찰·감시·첩보보고·화력유도 능력을 높이고, 침투·타격을 병행한 쌍방훈련으로 대미를 장식할 계획이다. <윤병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