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브라 골드] “대한민국 해병대, 그 어떤 부대보다 강하다”
적 발견→기동→진입→제압…근접전 ‘능수능란
’경계·공격·대항군 역할 바꿔가며 전술전기 습득
한국·미국·태국 해병대 수색대원들은 11일 ‘코브라 골드(Cobra Gold) 2015’ 연합훈련 사흘째를 맞아 도시지역 근접전투(CQB: Close Quarter Battle) 훈련을 전개했다. 이날 훈련은 지난 9·10일 펼쳐진 정글전술훈련과의 연결작전 일환으로 진행됐다. 3국 해병대원들은 어김없이 내려쬐는 폭염 속에서도 전술전기를 공유하고,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배양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한국 해병대원이 대테러 레펠 교육에서 미국·태국 해병대원들에게 로프 매듭법을 가르치고 있다. 사진=해병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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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지역 근접전투 훈련에 참가한 한국 해병대원이 목표물을 향해 조준사격을 하고 있다. 사진=해병대 제공 |
3국 해병대 수색대 장병들이 11일 훈련을 마친 후 태국 해병대 전사자 추모비를 참배하고 있다. 사진=해병대 제공 |
# 눈빛만 봐도…손발 ‘척척’
“적 발견! 전 팀원은 경계태세에 만전을 기할 것!”
태국 사타힙(Sattahip) 해병대 기지 내 핫야오(Hatyao) 인근의 CQB 훈련장. 정글전술훈련을 마친 3국 해병대 연합팀이 도시지역 근접전투 훈련에 돌입했다.
훈련은 정글지대를 통과한 해병대원들이 가상의 마을에서 수색정찰을 벌이던 중 고층 건물에 매복한 대항군을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3국 해병대는 3개 연합팀을 구성해 훈련 절차를 진행했다. 첫 번째 시범에서 미국 해병대는 주변 경계를, 태국 해병대는 대항군을, 한국 해병대는 공격조 임무를 수행하고 이후 각각의 역할을 바꿔 전술전기를 반복 숙달하기로 했다.
한자리에 모인 연합팀원들은 적이 점령한 건물의 정보, 이동 경로, 내부 진입·제압 등에 대해 작전회의를 했다. 한국 해병대원들은 장비와 무장을 확인하고 공격명령이 내려지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미국 해병대원들이 경계지원 포인트 점령을 완료하자 한국 해병대원들이 전술기동에 나섰다. 이들은 개활지를 신속히 통과해 목표 건물에 도착했으며, 눈빛으로 신호를 교환한 후 문을 개방했다.
“탕! 탕탕! 탕탕탕!”
한국 해병대원들이 건물에 진입하자마자 요란한 총격음이 들렸다. 대원들은 현관을 경계하는 대항군을 제압한 후 내부 소탕 작전을 벌였다. 대원들은 건물 내에서의 좁은 사격 범위를 고려, 측방 엄호와 후미 경계를 철저히 하는 가운데 즉각사격술을 펼쳐보였다.
실제 전장 같았던 훈련은 우리 해병대원들이 대항군을 모두 제압하고, 건물 외부를 경계하는 미 해병대원들과 안전하게 마을을 빠져나가는 것으로 종료됐다.
미 해병대 수색대 프라이스(대위) 중대장은 “코브라 골드 연합훈련은 3국 해병대가 서로의 장점을 배울 수 있는 중요한 훈련”이라며 “6·25전쟁 당시 전장에서 함께 피흘리며 싸운 한국 해병대와의 연합훈련은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한국 해병대원들은 전투기술이 뛰어난 숙련된 군인이자 지금까지 훈련했던 그 어떤 해병대보다 강한 부대”라고 극찬했다.
# 자유·평화 수호 최선 결의
3국 해병대는 각 부대 특성에 부합하는 주요 전술전기를 공유하고, 장비 특성을 이해하는 시간도 가졌다.
미국 해병대는 수많은 전장에서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가지전투와 부상자 응급처치법 시범을 보였다. 미 해병대는 망치·전기톱·폭약 등을 활용한 통로 개척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행동절차를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한국 해병대는 대테러 레펠 교육을 주도했다. 우리 해병대는 고난도 레펠 시범으로 미국·태국 해병대원들의 큰 관심을 이끌어 낸 후 하강법, 로프 매듭법, 방향전환법 등을 전수했다.
3국 해병대원들은 이날 훈련을 마친 후 태국 해병대 전사자 추모비를 참배하며 자유·평화 수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결의했다.
훈련 참가자 중에는 가족과의 소중한 추억 만들기를 뒤로 하고 이역만리 타국에 파견된 대원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투철한 군인정신의 주인공은 해병대1사단 수색대 이명기 중사.
2012년 9월 결혼한 그는 지난 8일 둘째 딸이 태어났는데 부인과 통화하며 “수고했다”라는 말로 기쁨을 대신했다.
이 중사는 “출산 때 함께하지 못해 아내에게 미안하지만 군인으로서 주어진 임무 완수가 먼저이기에 주저 없이 군장을 꾸렸다”며 “훈련 기간이 많이 남아 설 명절을 이곳에서 보내야 하지만 항상 뒤에서 응원해 주는 가족이 있어 행복하다”며 웃음 지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 중사는 먹는 것, 자는 것 등 훈련 여건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며 동고동락하는 간부들과 팀워크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훈련에 매진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 중사는 “전술적 행동을 완벽히 습득해 부대 전투력 제고에 기여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자랑스러운 국가전략기동군의 일원으로서 고도의 임무수행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전력투구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