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태국 로타윈 해병대 수색캠프 인근 가상의 반군본거지로 추정되는 무인도에 투입된 한국·미국·태국 연합 수색대원들이 정글 수색작전을 펼치고 있다
대한민국 해군·해병대 전투원의 능력은 세계에서 어느 정도 수준일까? 태국에서 진행 중인 2016 코브라 골드 훈련에서는 한국·미국·태국 해병 수색대원들이 10일간 숙식을 함께하며, 정글 수색·생존훈련 등으로 서로의 기량을 가늠하고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섭씨 30도를 넘나드는 열국의 더위 속에서 구슬땀으로 범벅된 3국 해병 수색대원들의 훈련 현장을 찾았다.
고속고무보트(IBS)에 탑승한 한국·미국·태국 연합 해병 수색대가 13일 반군의 지휘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무인도에 접근했다.
빠른 속도로 바다를 가른 뒤 해변의 모래사장까지 밀고 올라온 IBS에서 다국적 연합 수색대 인원들이 신속하게 뛰어내려 은폐·엄폐가 가능한 정글 초입까지 도약했다. IBS를 인근 맹그로브 나무 밑에 은닉한 요원이 합류하자, 적 지휘부를 찾아내기 위한 정글수색작전이 시작됐다.
정글에서는 동·식물 생태 숙지해야
수목이 울창한 정글 안쪽으로 진입 시에는 이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태국 해병 수색대 요원들이 앞장섰다.
태국 해병대의 매킨 폰콧(소령) 수색중대장은 “정글의 수많은 동·식물과 곤충들 가운데 치명적인 독이나 공격성을 가진 것들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정글 생태계에 대한 높은 이해가 있으면 위험을 피하고, 동식물을 식량 등의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심스럽게 수풀을 헤치며 나아가는 이들의 턱밑으로 땀방울이 계속 흘러내렸다. 정글 도로 나무들을 베며 전진하는 것은 영화에서나 나오는 것으로, 은밀하게 침투함에 있어 부러진 나뭇가지 등은 적의 추적을 허용하는 단서가 된다고 한다. 간혹 나뭇가지들을 일부러 부러뜨린 뒤 그와 다른 방향으로 이동함으로써 적을 교란하는 방법이 사용될 때도 있다고.
작은 오솔길조차 없는 정글로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울창한 밀림이 햇살을 가려 어두컴컴한 분위기가 되자 전후좌우에 대한 구분도 모호해졌다. 폰콧 소령은 “정글 깊숙이 들어가면 경험이 많은 인원도 쉽게 길을 잃는다”며 “위성항법장치(GPS) 또는 나침반과 지도 등을 활용해 자신의 위치를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상 적의 지휘소를 발견한 연합 해병 수색대는 건물의 구조와 병력 등을 확인한 뒤 빠르게 밀림을 빠져나와 무인도를 떠나면서 40여 분간의 작전을 완수했다.
호응 높은 실전적 실탄 사격훈련
해병대 수색대원들은 지난 9일부터 오는 19일까지 로타윈의 수색 캠프에서 이날의 정글 수색을 비롯해, MV-22 오스프리를 이용한 헬로 캐스트(Helo cast), 패스트로프, 은거지 구축, 저격술 등을 연마 중이다. 특히 우리 해병대 요원들이 반기는 것은 실전적 실탄 사격훈련.
“이번에는 90도 우측의 목표를 사격한다! 가슴에 두 발! 머리에 한 발! 준비! 쏴!!”
이날도 미 해병대 사격교관의 구령에 맞춰 한·미·태 해병 수색대원들의 화기가 불을 뿜고 있었다. 시가지에서의 근접전투(CQC)에 유용한 이동 중 사격 등 다양한 연습이 쉴 틈 없이 이어지는 것. 특히 우리 해병대 수색대원들이 만족하는 점은 미군의 세부적인 사격지도와 탄피받이 없이 많은 양의 사격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격량이 많을 때 탄피받이는 작동 불량 등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 해병대 그레고리 위처(상사) 사격교관은 우리 해병대의 사격 실력과 관련해 “안정적인 자세 등 기술 자체는 흠잡을 곳이 없으나, 표적에 원형이 아닌 길쭉한 형태의 탄착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아 총열 마모도가 심해 총알이 사방으로 회전하면서 나가는 듯 하다”며 장비의 노후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16년 코브라 골드 훈련기간 중에는 이처럼 해병대 수색대를 비롯해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폭발물처리반(EOD) 등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요원들이 연합훈련을 통해 세계적인 전술 동향을 받아들이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EOD요원들은 지난 9일부터 오는 18일까지 통프롱 EOD훈련장에서 급조폭발물 처리와 설치, 국가별 사례발표 등을, UDT/SEAL 요원들은 지난 7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야간침투·시가지전투훈련에 임하고 있다.
2016 코브라 골드 훈련전대의 작전참모 박배준 소령은 “상륙작전에서는 아군이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그 역할을 맡는 수색대와 특수전전단의 실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이들의 능력 향상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일보 김철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