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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5공중기동비행단 C-130 수송기가 지난 25일 경남 의령군 당말리 일대 상공에서 열린 해병대군수단과의 합동 화물의장·투하 훈련에서 물자를 투하하고 있다. 의령=양동욱 기자


“적지에 있는 해병대1사단 요원들에게 긴급 물자를 공중 투하하라!”

지난 25일 오전 9시, 공군5공중기동비행단(이하 5비)과 해병대군수단 상륙지원대대에 긴급 임무가 하달됐다. 적 지역에 공중돌격으로 투입된 해병대1사단이 작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수류탄, 전투식량, 식수 등 1376㎏에 이르는 물자를 신속하게 보급하라는 훈련 임무가 부여된 것. 육로를 통한 물자보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남은 방법은 오직 항공기를 활용한 공중 투하뿐이었다.

C-130·CN-235 항공기에 긴급 물자 싣고

 

화물 투하까지 남은 시간은 단 3시간. 해병대 상륙지원대대는 즉시 모든 보급 물자를 의장해 5비 259전술공수지원대대(이하 259대대)로 향했다. 이와 동시에 5비 공정통제사(CCT) 요원들이 예상 물자 투하지역(DZ)으로 바람같이 출동했다.

259대대에 도착한 해병대는 공군 화물의장사(Rigger), 기상적재사(Loadmaster)와 합동으로 총 16개의 의장 화물에 대한 공중투하 화물검사(JAI)를 실시했다. 화물과 낙하산의 결속 상태, 균형, 무게 등 모든 점검이 끝나자, 화물의장사 요원들의 숙련된 솜씨로 기차처럼 길게 늘어서 있던 엄청난 양의 화물이 순식간에 C-130·CN-235 항공기에 모두 실렸다. 카고실을 화물로 꽉 채운 2대의 항공기는 숨 돌릴 틈도 없이 DZ 방향으로 날아올랐다.

DZ로 설정된 당말리 공중 투하 훈련장에서 CCT 요원들이 초조하게 항공기를 기다리던 순간, 당말리 훈련장 동쪽 산등성이 상공에서 C-130이 그 육중한 모습을 드러냈다. 항공기를 발견한 CCT 요원들은 즉시 연막탄을 터트렸고, 교신을 통해 항공기를 유도하기 시작했다.

DZ 1000피트 상공으로 접근해오던 C-130이 갑자기 속도를 뚝 떨어뜨렸다. 너무 빠른 속도로 비행하면 원하는 지점에 화물을 투하할 수 없다. DZ는 한가운데(PI : Point of Impact)를 중심으로 가로·세로 600·1500야드에 불과하다. ‘그린라이트(투하 허가)’ 신호를 준비하던 CCT 요원들의 이마에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사인이 단 몇 초만 어긋나도 수백 m 이상 화물 투하 위치가 달라진다.

사인 몇 초만 어긋나도 수백 m 벗어나

항공기는 느려졌지만 긴장감은 몇 배가 됐다. 항공기가 DZ 상공을 지나가는 시간은 단 몇 초. 속도를 너무 많이 줄이면 항공기가 추락할 위험도 있다. 고도의 집중력과 팀워크가 모든 훈련요원에게 필요한 순간이었다.

“스탠바이(standby)…스탠바이…,그린라이트!”

CCT 김기만 상사가 무전기로 힘차게 ‘그린라이트’를 외쳤고, C-130 조종사가 번개같이 버튼을 눌렀다. 카고실에서 초록색 불이 반짝이자, 기상적재사가 화물을 잡고 있던 팽팽한 끈을 신속히 칼로 잘라냈다. 그 순간 항공기에 실려 있던 화물이 지상을 향해 하나, 둘 순서대로 강하하기 시작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에 꽃봉오리 14개가 터지는 장관이 펼쳐졌다. 수송기 후미에서 줄줄이 투하된 의장화물의 낙하산이 차례로 펼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특수부대의 고공 강하 시범처럼 의장화물들이 일렬을 유지하며 지면에 가까워졌다. “쿵! 쿵! 쿵! 쿵!” 곧이어 14번의 지축을 흔드는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모든 화물이 착지했다.

투하 결과, 의장화물 가운데 DZ를 벗어난 화물은 단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모든 화물이 DZ의 중심인 PI 기준으로 200야드 안쪽에 떨어졌다. 이어서 나타난 CN-235가 투하한 4개의 화물도 모두 성공적으로 DZ 안쪽에 안착했다. 대기하고 있던 화물의장사와 해병대 상륙지원대대 요원들이 모든 화물을 회수하는 것으로 모든 훈련이 완벽하게 마무리됐다.

PI 기준 200야드 안쪽 떨어져… 작전 대성공


5비는 지난 24~25일 양일에 걸쳐 해병대1사단·군수단과 함께 신속기동부대의 전시 지속 작전능력 향상을 위한 합동 화물의장·투하 훈련을 실시했다. C-130, CN-235 수송기 2대와 트럭, 라디오 지프, 풍속계, 거리측정기 등이 동원된 이번 훈련에는 공군5비·해병대 상륙지원대대 요원 40여 명이 참가했다.

5비와 해병대가 합동으로 실제 투하훈련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군기동정찰사와 해병대사령부는 지난해 두 차례 협조회의를 여는 등 합동훈련을 철저하게 준비했으며, 앞으로 합동성 강화 차원에서 월 1회 정례적인 훈련 시행을 목표로 할 방침이다.

이번 훈련은 ‘공정화물의장’에 대한 절차와 중요성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됐다. 화물의장이란 항공기에서 공중 투하된 물자가 파손되지 않도록 안전 조치하는 것으로, 5비 화물의장중대는 평시 모든 화물의장과 JAI를 주관하며 특수화물까지 취급하는 전군 유일의 화물의장 전문 부대다.

공군5비 전경민(중령) 259대대장은 “실전적 합동훈련을 통해 아군에 대한 신속·안전한 화물 의장 및 투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병대군수단 김남태(중령) 상륙지원대대장은 “이번 합동 화물의장·투하 훈련을 통해 언제라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신속기동부대의 지속 작전수행 여건을 더욱 향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방일보 김상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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