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경북 포항시 도구 해안 일대에서 실시된 육·해·공 합동작전능력 배양을 위한 2016년 호국 합동상륙훈련에서 상륙돌격장갑차(KAAV)에서 하차한 해병대원들이 전방위경계를 하고 있다. 포항=국방일보 조종원 기자
같은 시각 하늘에서는 코브라(AH-1S) 공격헬기의 엄호를 받으며 공중돌격이 이뤄지고 있었다. 적 종심을 직격하기 위해 출격한 CH-47, UH-1H, UH-60 등 기동헬기들이 목표지점 상공을 비행하는 사이 헬기에 탄 해병대원들은 낙하산을 타고 강하했다. 적의 허리를 끊기 위해 해상과 공중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돌격은 순식간에 마무리됐다.
2016년 호국훈련에 참가한 해군·해병대가 독자적인 한국형 상륙작전 연마에 나섰다. 해군·해병대는 이날 경북 포항시 일대에서 2016년 호국 합동상륙훈련의 백미인 ‘결정적 행동’을 실시했다.
민간 선박 덱 캐리어 갑판에서 UH-1H 헬기가 이착륙 훈련을 하고 있다. 해병대 제공
지난달 29일부터 진행 중인 이번 훈련은 민간 선박인 덱 캐리어(Deck Carrier·갑판운반선)를 처음으로 운용했다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 해군·해병대는 전시 한반도의 상황에 맞춰 미 해병대의 지원 없이도 언제 어디서든 우리 힘으로 상륙작전을 펼치며 적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이번 훈련을 계획했다. 이번 훈련에는 우리의 선박기술로 건조한 민간 선박을 활용, 군 자산과 통합한 군사작전 체계를 적용·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해안에서 1㎞가량 떨어진 해상에 모습을 드러낸 덱 캐리어는 전장 160m로 1만7700톤 규모의 장비와 물자를 적재할 수 있는 대형 선박이다. 특히 KAAV와 상륙 기동헬기를 넉넉히 실을 수 있는 넓은 갑판은 작전과 동시에 장비들을 신속히 투입하는 데 유리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또 항만시설이 파괴되거나 접안이 어려운 해안을 공략할 때는 공기부양정이나 도하지원 선박을 활용해 전차·차량·자주포 등 해상 기동이 어려운 장비를 대량으로 투입해 상륙군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번 훈련은 우리 군의 단독 작전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해군·해병대 장병 위주로 꾸려졌다. 훈련에는 해병대1사단의 연대급 상륙군과 기동군수대대 등 2600여 명의 병력, KAAV 36대를 비롯한 K55 자주포, K1 전차 등 300여 대의 장비가 동원됐다. 미 해병대3사단 보·포병 중대 130여 명과 120㎜ 박격포도 연합작전 능력과 상호운용성 향상을 위해 참가했다. 또 해군의 신형 상륙함(LST-Ⅱ)인 천왕봉함과 비로봉함 등 상륙함(LST) 3척, 경계·엄호 전력 등 기타 함정 20여 척도 함께했다. 원활한 공중돌격을 위해 코브라 공격헬기와 UH-60 등 기동헬기, 전술기와 C-130 수송기 등 육·해·공 합동전력도 참가했다.
전후방 상륙 목표에 대한 동시 상륙으로 결정적 행동에 성공한 상륙군은 육·해상 핵심시설 및 목표를 탈취하는 한편 상륙 해안으로 지속적인 후속 물자보급과 응급환자 긴급후송, 철수 탑재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에 참가한 김창환(중령) 상륙군 대대장은 “이번 훈련을 통해 처음으로 민간 선박을 군사작전에 적용·검증함으로써 한국형 단독 상륙작전의 모델을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한편 해군·해병대는 이번 훈련에서 피란민을 관리·지원하기 위한 훈련도 처음 실시했다. 해군·해병대는 민군작전을 위한 전담부대를 편성해 이번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에는 실제로 난민 수용 및 지원을 한 경험이 있는 미 해병대 민군작전 전문가들도 함께했다. 민군작전 부대는 상륙작전에 이어 작전지역 전후방에서 작전지역으로 유입되는 피란민을 수용하고 이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하는 훈련을 펼쳤다. 특히 전군 최초로 도입한 천막형 이동전개 의무시설을 활용해 환자 분류부터 일반환자 치료, 긴급환자 응급수술 등 환자처리 절차도 숙달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미 해병대는 민군작전 임무수행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번 훈련은 아프가니스탄전 등 다양한 상황에서 난민 수용과 지원을 했던 미군의 경험을 공유한 실제적인 연습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