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제 6여단 흑룡특수수색대 상륙1소대 하사 양승제

 

40일간의 대관령 동계훈련의 대미를 장식하는 천리행군을 앞두고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에는 교차하고 있었다. 나는 2009년 4월 17일 하사로 임관 후 수색중대에 근무하며 처음으로 동계훈련에 참가하고 400km라는 장거리 행군을 처음으로 실시하게 되니 그만큼 부담도 크고 걱정도 되었다. 40km행군만 해도 그 고통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400km라는 긴 거리를 간다는 것 자체가 내 머리 속으로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드디어 천리행군 첫날의 아침이 밝았고, 약 20kg 의 무장을 어깨에 짊어지고 강원도 평창에서 김포까지는 기나긴 행군의 첫 발걸음을 떼었다.처음에는 생각보다 부담도 없고 걱정과는 달리 ‘뭐야 할 만하네...’라는 생각 까지 들었다.

하지만 둘쨋 날, 셋쨋 날이 지날수록 고통은 빨리 다가왔다. 하지만, 내 앞의 대원들..내 뒤의 대원들에게 간부라는 나 자신이 짐이 될 수 없기에 끝까지 이를 악물고 첫 번째 고비였던 태기산도 무사히 넘을 수 있었다. 그 후에도 강행군이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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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리행군중 가장힘들다는 태기산을 올라가고있는 하사 양승제(왼쪽)


기상 마저 좋지 않은 상황에서의 행군이라 몸은 축축히 젖어 온몸이 무겁고 워커도 이미 비에 침수되어 발은 물속에 불린 것처럼 되어있었다. 자기 자신이 스스로의 몸을 포기한 것처럼..모두 기운이 빠져 행군하고 있었다. 홍천을 통과할 즈음에는 또 폭설이 내리기 시작하였다. ‘하늘이여...’ 이렇게 하늘이 원망스러운 것은 처음이었다. 길은 얼어있어 안 그래도 힘든 행군에 미끄러지면 안된다 라는 생각에 행군속도는 느려지고 한 발한 발 신경 써서 내딛다보니 정신적 피로는 배에 달하고 있었다..'포기하자....’ 이런 생각이 들 때쯤... 

해병대 전우회 선배님들께서 찾아오시며 교통정리와 우리 마음까지 따뜻하게 녹여주는 커피한잔, 그리고 음식들을 지원해주셨다. 그리고 전우회 선배님들께서 한마디 하실때마다 내안에 있는 피가 끓어올랐다. 나는 다시 한 번 생각하였다. “나는 수색요원으로서의 자격이 있는가?” 여기서 포기한다면 말 그대로 수색요원의 자격조차 있을 수 없었다. 우리가 가는 곳마다 항상 해병대 전우회는 우리를 따라왔고, 지원해주셨다. 전역한지 몇 십 년이 지났지만 자신의 모군을 잊지 못하고, 계속 지원을 아까시지 않는 선배님들을 보면서 해병대의 힘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그 후에도 계속 우리는 한 걸음 한걸음 걸었고 파주를 지나 일산대교가 보이자 ‘아..이제 진짜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나도 모르게 지난날의 고통을 모두 잊고 더 빠른 걸음으로 힘차게 나아갔다. 곧 2사단 수색대대가 위치한 김포에 이르렀다. 수색대대를 들어서면서 군악대의 연주와 함께 2사단장님께서 친히 우리를 맞이하시며 각 연대의 주임원사님들께서도 우리를 반겨주셨다. 그분들의 박수를 받으며 위병소를 통과할 때 겉으로는 표현할 수는 없지만, 가슴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솟아올랐다. 그리고 머릿속에 지난날의 고통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면서 가슴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수백 번 수천 번 , 아니 수만 번 들었지만 나는 결국 완주했고 지금 이 자리에 서있다.

수색요원이라면 모두가 하는 천리행군.... 걸어봐야 말할 수 있다....지금도 그 감동을 잊을 수 없다.그리고 한번 더 느꼈다. 해병대에서도 0.3%인 해병특수수색대, 그린베레의 자부심을........나는 대한민국 최강 해병대에서도 0.3%해병대 특수수색요원 이라는 것을......해병대불로그 날아라 마린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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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 해병대 유격교육대 훈련과정

    1980년대 해병대 유격교육대 훈련과정 ※ 오류로 인해 일부 사진이 노출되고 있지 않습니다. 수정 작업중이니 참고바랍니다. 연병장에서 바라본 벽암지 유격교육대 암벽오르기 교장 전경 (2000년 9월 사진 임영식기자)...
    Date2010.05.11 Category산악유격 By운영자 Views56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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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2010.06.09 Category특수수색 By운영자 Views5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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