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장복산 줄기의 천자봉(시루봉) 정상 부근에 새겨진 “해병혼”은 1964년 11월에 입대한 해병대 제158기 훈련병들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자랑스러운 해병대원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설치한 것으로 해병들에게는 영원한 마음의 고향인 진해를 상징하는 역사적 장소이자 애환이 서린 추억의 명소가 되어 있다. 더불어 매년 해병대전우회 경남 연합회를 중심으로 전국 각지의 선ㆍ후배 해병대 예비역 동기회들이 진해의 시루봉을 함께 등정하여 “해병혼” 글자를 도색하며 돈독한 전우애를 과시하고 교육생 시절의 추억을 더듬고 있다.
또한 해병대에서 진해 천자봉은 해병대 교육단(현 해병대 교육훈련단)이 포항으로 이전하기 전에는 해병대에 입대한 훈련병들이 정식으로 해병대원(병, 부사관, 장교)으로 탄생하려면 교육 수료 및 임관 전에 반드시 천자봉을 구보로 갔다 와야만 하는 곳으로 모든 해병대원 및 예비역들에게는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오죽하면 해병대는 교육훈련단이 포항으로 이전 한 다음에도 포항 인근의 운제산을 천자봉이라 명명하고 천자봉 행군을 마친 자 만이 해병대의 상징인 빨간 명찰을 달고 수료 및 임관할 자격이 부여될 정도로 해병대와 천자봉의 인연은 “바늘 가는데 실 간다”는 속담처럼 도저히 떨어질 수 없는 긴밀한 관계를 의미하고 있다. <사진 임영식기자>